
기업 핵심특허와 기술 전략을 보호하기 위한 '변리사 비밀유지권(PACP)' 도입 법안이 발의됐다. 특허 분쟁이 늘어나는 가운데 변리사와 기업 간 법률적·기술적 논의가 소송 과정에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김종민 의원은 전날 변리사와 의뢰인 간 비밀의 의사교환 내용과 관련 자료에 대해 일정 범위 내에서 비밀유지권을 인정하는 '변리사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의뢰인이 신뢰를 바탕으로 변리사의 실효적인 조력을 받을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현행 변리사법은 변리사의 비밀누설 금지 의무만 규정하고 있을 뿐, 상담 과정에서 생성된 자료를 소송 절차에서 보호하는 권리 규정은 없다. 이로 인해 특허침해소송이나 권리범위 분쟁 시 출원 전략, 권리 범위 설정, 경쟁사 특허 분석 등 기업의 핵심 판단 과정이 제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PACP 도입 논의는 한국형 증거개시제도(K-디스커버리) 추진과 맞물려 있다. 대기업의 기술 탈취 발생 시 중소기업이 침해 사실과 손해를 입증하기 어려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로, 관련 상생협력법 일부개정안은 지난해 12월 1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법원은 기술자료 유용 관련 소송에서 자료제출과 자료보전을 명령할 수 있다.
다만 PACP 없이 증거 제출 범위만 확대될 경우, 대기업의 핵심특허와 장기 기술 전략까지 방어 수단 없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외 특허소송에서도 기존에는 한국 증거개시제도가 없어 자료 제출 의무가 없었지만, 향후 PACP 없이 제도가 시행되면 해외 법원이 한국 변리사에 대한 비밀유지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김두규 대한변리사회 회장은 “PACP 도입은 고객의 법률 조력권 보장과 해외 특허침해소송에서 기업 권익 보호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증거개시제도가 해외 소송에서 한국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