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저가 공세' 접고 '품질 경영' 대전환…보증금·인증 강화

중국발 초저가 플랫폼들이 초저가를 앞세운 '무제한 확장'에서 '믿을 만한 품질'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불량 셀러(판매자)와 저품질 상품으로 소비자 피해와 분쟁이 누적되며 플랫폼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안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 사업 모델이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최근 판매자 보증금 상한을 대폭 상향 조정하는 내용으로 '보증금 규칙'을 개정했다. 일부 상품 카테고리 보증금은 기존 대비 최대 두 배 수준으로 인상한다. 모든 카테고리 기준 최고 보증금은 10만위안(약 2073만원)까지 올렸다.

특히 아동용품, 배터리·전원 관련 제품 등 안전 리스크가 큰 품목에는 별도의 특수 보증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여기에 상품이 규제 당국으로부터 리콜이나 경고 조치를 받으면 1만위안(약 207만원) 혹은 1만5000달러(약 2162만원) 상당 특수 보증금을 추가로 부과하는 동적 관리 체계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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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검사 불합격, 인증 서류 위·변조, 지식재산권 침해, 상품 정보 은폐 등의 위반 행위가 확인되면 보증금을 최고 수준으로 상향하거나 계정 이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기본 보증금과 특수 보증금이 동시에 걸리는 경우에는 두 항목 중 더 높은 기준을 우선 적용해 사실상 최상단 리스크 비용을 강제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테무가 단순한 '규모 확장'에서 벗어나 '품질 경영'에 진입한 셈이다.

중국 커머스 플랫폼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테무에 입점한) 특정 고위험 판매자에 보증금 정책 등 추가 안전 조치가 요구된 데 따른 것”이라면서 “반복적인 문제를 막고 소비자들의 문제를 더 신속하게 해결하려는 조치”라고 전했다.

알리익스프레스도 판매자들의 '꼼수 등록'을 원천 봉쇄하는 데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 '카테고리 인증 심사 회피에 대한 페널티 규정'을 제정하고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규정은 의료기기, 아동용품, 전자기기 등 필수 인증이 필요한 상품군을 대상으로 했다. 일부 판매자들이 인증 절차가 까다로운 의료기기를 일반 가전제품으로 등록하거나, KC인증이 필요한 전기자전거를 자전거 물병 카테고리에 올리는 등 고의적으로 심사를 회피하는 행위를 근절한다는 취지다.

기술적인 수법을 활용해 상품명이나 이미지에서 핵심 정보를 가리거나 변형하는 행위도 중대 위반으로 규정했다. 위반이 누적되면 판매 제한은 물론 심각한 사안에서는 스토어 폐쇄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플랫폼 차원에서 인증·심사 단계에서부터 리스크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업계는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의 이번 조치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C커머스의 낮은 진입 장벽을 이용해 저품질 상품을 쏟아내던 판매자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국경 간 전자상거래에 대한 규제 수위가 높아지는 추세”라면서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의 이번 조치는 플랫폼 신뢰도와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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