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분 타이머가 울릴 때까지 절대 먹지 마세요. 익히지 않은 버섯을 먹으면 '작은 요정'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중국 윈난성에서 즐겨 먹는 그물버섯의 일종 '란마오아 아시아티카'(Lanmaoa asiatica)를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윈난성의 한 병원에는 매년 환각 증상으로 찾아온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6~8월 시장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란마오아 아시아티카를 잘못 섭취해 발생한 부작용 때문이다.
중국 현지에서 부르는 이름은 젠쇼우칭(见手?)으로, 공기에 노출된 단면이 파란색으로 변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중국 윈난성에서 즐겨 먹지만 전 세계 곳곳에 자생하는 야생 버섯이다.

독특한 풍미를 가진 이 버섯은 제철에 매우 저렴한데다 단백질, 아미노산, 미네랄 등 각종 영양분이 풍부해 중국 윈난성에서 즐겨 먹는 식재료 중 하나다.
이 버섯이 유명한 이유는 맛 때문이 아니라 환각 부작용 때문이다. 이 버섯을 충분히 익혀 먹으면 괜찮지만, 덜 익은 상태로 섭취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소인도 환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소인도 환각'은 소설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국에서 이름을 따 온 현상으로 실제보다 아주 작은 사람이나 생물을 보는 시각적 환각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환각버섯을 섭취해 나타나는 환각은 사람의 생각과 심리 상태를 반영해 천차만별로 나타나는 '추상적 환각'이다.
그러나 란마오아 아시아티카로 인해 나타나는 환각은 문화와 시대에 상관없이 모두 소인도 환각이었다.
1991년 중국과학원 연구팀 논문에는 윈난성 주민 중 2명이 '소인도 환각'을 경험했다고 기술했으며, 1960년대 파푸아뉴기니에서도 버섯을 먹고 소인도 환각을 경험했다는 기록이 있다.
환각제 LSD를 발견한 스위스 화학자 알베르트 호프만 과거 란마오아 아시아티카에 대한 연구를 의뢰받았지만, 약리적인 근거가 없으며 단순히 문화적 설화에 불과하다고 결론짓고 추가 연구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후 2015년 다시 연구가 진행되면서 이 버섯만의 독특한 환각이 과학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파푸아뉴기니와 중국에서 각각 발견된 버섯은 생김새가 약간 달랐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 같은 종으로 밝혀졌다. 이 버섯에서는 환각버섯에서 발견되는 환각제 성분인 '실로시빈'은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 유타대학교 생물학과 박사 과정생인 콜린 돔나우어는 “문화와 시대를 초월해 동화 같은 환각을 일으키는 버섯이 존재한다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겼다”며 연구에 나섰다.
이 버섯을 연구함으로써 뇌의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향후 신경 질환을 앓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미국 비영리 교육 센터인 맥케나 자연철학 아카데미의 원장인 데니스 맥케나는 “버섯 연구로 소인도 환각이 뇌의 어느 부분에서 시작되는지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치료적 적용이 가능할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새로운 약물 발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데에는 동의한다”고 연구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