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런던 한복판 '초대형 中 대사관' 신축 승인…“간첩 요새” 논란

야당 “총리가 중국 공산당에 안보 팔아 넘겨” 비판

Photo Image
영국 정부가 20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규모의 중국 대사관 신축 계획을 승인했다. 하원 밖에서 중국 대사관 신설에 반대하는 단체 '홍콩 노동권 모니터'와 '위구르 집단 학살 중단'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이 런던 도심 한복판에 초대형 중국 대사관 건립 계획을 승인하면서 국가 안보가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중국 대사관이 '간첩 활동 기지'로 이용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스티브 리드 주택지역사회부 장관은 옛 조폐국 부지 로열민트 코트에 주영국 중국 대사관을 건립하는 계획을 조건부 승인했다.

중국은 지난 2018년 이 부지를 2억 5500만 파운드(약 5030억원)에 매입, 2만㎡에 달하는 면적에 대사관 건물을 새롭게 건설할 계획이었다. 설립된다면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중국 대사관이 된다.

이 계획은 지난 2022년 지역 당국이 첩보활동 기지로 활용될 가능성 등 안보 우려를 내세우며 한 차례 반려했다.

이후 2024년 키어 스타머 정부가 출범하면서 양국 관계 개선 모색으로 재추진됐으나, 이 부지가 영국의 금융 중심지인 시티오브런던과 가깝고 광섬유 케이블이 지나는 만큼 영국 금융체계에 보안 위험을 높인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하지만 주택부는 결정문에서 “내무부와 외무부 등 국가 안보 관련 기관 중 어느 곳도 케이블과 인접하다는 이유로 우려를 제기하거나 반대하지 않았다”며 “7곳에 흩어져 있던 중국 외교 공관이 한 곳에 통합됨으로써 명백한 국가 안보상의 이점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보기관인 MI5의 켄 맥컬럼 국장과 정보통신본부(GCHQ)의 앤 키스트-버틀러 본부장은 내무장관과 외무장관에게 보낸 공동 서한에서 “모든 잠재적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비현실적”이라며 해당 부지를 위한 '비례적' 국가 안보 완화 패키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승인 조건으로는 개발을 3년 이내에 시작하고, 부지 외부에서 발생하는 시위를 관리하기 위해 지역 단체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야당과 일부 여당 인사는 강하게 반발했다. 제1야당인 보수당의 프리티 파텔 예비 외무장관은 “키어 스타머는 '대사관 항복' 발언으로 우리의 국가 안보를 중국 공산당에 팔아 넘겼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지지율 1위의 영국개혁당도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자 중국 공산당에 잘 보이려는 노동당 정부의 필사적인 시도”라고 주장했다.

자유민주당 외교 담당 대변인 칼럼 밀러는 이번 결정이 “영국 내 중국의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데이터 보안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영국 땅에 있는 용감한 홍콩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할 것”이라며 “(스타머 총리가)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위협을 수용했다. 절대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국도 중국 주재 영국 대사관을 재개발하기 위해 중국 정부로부터 1억 파운드(약 1970억원) 규모의 계획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