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특허권 보호 강화 기조에 따라 이른바 '특허괴물'과 관련 특허 보유기업의 반도체 및 소부장 기업이 표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중국계 미국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인 어드밴스드 메모리 테크놀로지(AMT)는 SK하이닉스가 부스터 회로를 비롯해 자사 핵심 특허 4건을 침해했다면서 미 텍사스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미국 램리서치는 최근 국내 소부장 기업을 상대로 광범위하게 특허 침해 경고장을 보내고, 무더기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이 반도체 장비 국산화에 성공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 판로를 확대하는 중요한 시점에 램리서치 소송에 휘말려 피해를 입고 있다”고 우려한다.
피소 기업은 이들의 공격에 막대한 법률 비용과 시간을 소모하다 결국 협상 끝에 합의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친특허권자 정책이 NPE의 승소 가능성을 높이면서 소송 증가라는 악순환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2011년 특허무효심판(IPR) 제도를 도입해 무분별한 특허 소송을 억제해왔다. IPR은 피소 기업이 미국 특허청 산하 특허심판원(PTAB)에서 특허의 유효성을 신속히 다툴 수 있는 핵심 방어 수단 역할을 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 특허청은 IPR 개시 요건을 엄격히 적용하며 제도의 실효성을 약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종전 30% 수준이던 IPR 개시 거절률은 지난해 9월 신임 특허청장 취임 이후 90% 수준으로 급등했다.
미국 연방기관들은 지난해 11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강력한 특허집행이 공공이익에 부합한다는 취지의 공동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업계는 한국 산업계와 정부가 공동으로 미국 정부에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실질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와 소부장의 미래가 단순히 기술 경쟁을 넘어 지식재산 정책이라는 외풍에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특허괴물'의 횡포에 당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미 정부와 국제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시급히 실질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