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재정부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돼 출범한 가운데 고위직 공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조직개편이 정권 출범부터 예정됐던 만큼 조직 출범과 함께 인사가 단행됐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재경부는 2명의 차관을 두는 복수차관제이지만 2차관은 아직 임명되지 않았다.
2차관은 국고실과 국제금융·대외경제·개발금융·공공정책국을 총괄하며 장관을 보좌하는 자리다. 국채 발행과 자금 운용, 대외경제 현안과 공공정책 전반을 아우른다. 출범과 함께 신설된 혁신성장실과 국고실 역시 실장 자리가 공석이다.
신설된 혁신성장실은 경제관계장관회의와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운영하며, 산업·중소기업·서비스·지역균형발전·에너지·기후·인공지능(AI) 정책까지 범부처 경제정책을 조정하는 '정책 허브'다. 실무 과장급 인사는 마무리됐지만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실장 인사가 시급하다는 게 내부 의견이다.
관가에서는 “신설 조직일수록 초기에 책임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데 인사 공백이 길어지면 정책 집행 속도와 조정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 구조개선과 신성장동력 발굴, 규제 완화, AI 산업 육성 등 정부의 성장 전략을 총괄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실장 공백은 정책 조정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고실장 역시 재정 운영의 핵심 축이지만 인사가 나지 않았다. 국고실은 국채 발행과 국가채무 관리, 국고자금 조달·운용, 공공자금관리기금, 국유재산과 공공조달 정책까지 담당한다. 재정의 '금고지기' 역할을 하는 조직인 만큼, 공백이 길어질 경우 국채시장 대응이나 재정 운용 일관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연말 예산 배정이 몰리면서 국방비 1조3000억원이 제때 지급되지 못한 것도 고위직 공백 영향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고실장과 이를 총괄할 차관이 부재한 상황에서 집행 지연이 발생한 것은 구조적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기획예산처도 사정은 비슷하다. 기존 기재부 2차관이 기획예산처 차관으로 이동해 기본 골격은 갖췄지만, 3개 1급 실장 가운데 기획조정실장은 아직 임명되지 않았다. 부처는 출범했으나 장관 인사청문회는 날짜조차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 1급 인사는 더욱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부처 관계자는 “조직개편이 갑자기 이뤄진 일이 아닌데 인사가 완결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며 “경제와 예산 정책의 조정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 같다”고 우려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