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너 보겔스 아마존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026년 이후 인공지능(AI)이 개발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르네상스 개발자'라는 새로운 역할을 창출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고령화 사회의 외로움 문제를 해결할 AI 동반자, 양자 컴퓨터 시대에 대비한 보안 태세 확립, 민간으로 확산하는 국방 기술, 맞춤형 AI 교육 등을 핵심 기술 트렌드로 제시했다.
보겔스 CTO는 31일(현지시간) “생성형 AI가 소프트웨어(SW) 개발 방식을 재편하면서 개발자 직군이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이는 개발자의 종말이 아닌 진화”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과거 어셈블리 프로그래머가 컴파일러 등장을 우려하고, 운영 엔지니어가 클라우드 도입을 경계했던 사례를 들었다. 기술 장벽이 낮아질 때마다 오히려 SW 수요가 폭발하고 새로운 산업이 등장했다는 설명이다.
보겔스 CTO는 “AI 도구가 코드를 빠르게 생성할 수 있지만, 기술적 결정 이면의 정치적 요소나 암묵적 우선순위,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술·과학·공학을 결합했던 르네상스 시대 거장들처럼, 현대 개발자도 AI를 도구로 활용하며 보안·인프라·비즈니스를 아우르는 '르네상스 개발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그는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GIGO)'는 원칙이 AI 시대에는 '그럴듯해 보이는 쓰레기'를 양산하는 문제로 변모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개발자는 AI가 생성한 결과물의 품질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책임을 지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AI와 로봇 기술이 결합한 '동반자 혁명'도 주요 화두로 꼽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외로움을 공중보건 위기로 규정한 가운데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반려 로봇이 고령층 돌봄과 고립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겔스 CTO는 “로봇은 일관된 정서적 존재감을 제공해 인간 돌봄 제공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협력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자 컴퓨팅 시대 보안 위협에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해커들이 암호화된 데이터를 미리 수집해 뒀다가 훗날 양자 컴퓨터로 해독하는 '지금 수집하고 나중에 해독한다(Harvest Now, Decrypt Later)' 공격이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겔스 CTO는 “양자 내성 암호(PQC)를 도입하고 물리적 인프라를 교체하는 등 '양자 안전(Quantum Safety)'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지금 준비하지 않는 기업은 양자 기술이 성숙했을 때 무방비 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외에도 그는 국방 분야에서 발전한 기술이 민간 영역으로 빠르게 이전하는 현상과 학생 개개인의 학습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AI 튜터링의 보편화를 2026년 이후 주요 변화로 꼽았다.
보겔스 CTO는 “우리는 AI가 인간 순환의 중심에 들어오는 새로운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 변화는 고독과 같은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고 인간의 전문성을 확장하는 거대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