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가 싱가포르 기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마누스를 인수한다고 현지시간 29일 밝혔다.
대규모 AI 투자에 나선 메타가 즉각적 수익화가 가능한 '에이전트형 AI'를 확보하며 사업화 속도를 높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마누스를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며, 구체적 거래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마누스가 올해 초 연환산 기준 1억2500만달러(약 1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직전 투자 라운드에서 약 5억달러(약 7200억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수가는 이보다 높은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메타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구독형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누스를 통해 그간 대규모로 집행해 온 AI 투자의 수익 회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마누스는 구직자 이력서 선별, 출장 일정 계획, 주식 분석 등 다양한 과제를 기본 명령만으로 수행할 수 있는 범용 AI 에이전트 제품을 구독형 서비스로 판매해왔다.
메타는 성명을 통해 마누스의 서비스를 계속 운영·판매하는 한편, 해당 에이전트를 자사 소비자용 및 기업용 제품에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이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자사 플랫폼과 AI 안경을 통해 '메타 AI' 챗봇을 제공하고 있다.
마누스의 모회사인 버터플라이 이펙트는 중국에서 설립된 뒤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했으며, 올해 초 미국 벤처캐피털 벤치마크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5억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에서는 중국 관련 기업이라는 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메타는 마누스의 기술과 핵심 경영진을 함께 인수하지만, 새로 합류하는 조직이 회사 내 어느 부문에 배치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마누스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샤오 홍은 “이번 거래는 마누스 에이전트의 활용 범위를 전례 없는 규모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말만 하는 AI가 아니라, 행동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AI의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다”고 전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