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무관세래”…“금 10돈, 200만원 싸” 中 관광객 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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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 쇼핑몰에 표시된 금 가격.면세 적용 후 g당 가격이 1186위안으로 시중 가격(1353위안) 대비 낮다. 사진=뉴시스·웨이보 갈무리
중국 하이난 본토보다 낮은 가격에 ‘금 쇼핑 성지’ 떠올라

중국 하이난(海南)성 전역이 무관세 특구로 지정되면서 현지 쇼핑 관광이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본토보다 크게 낮은 가격에 금 장신구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하이난이 '금 쇼핑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하이난성이 지난 18일 전역을 무관세 특구로 전환한 이후 금 장신구를 중심으로 한 소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와 샤오홍슈 등에는 '하이난 금 장신구 1만위안 절약' '하이난에서 34g 가격으로 40g 구매' 등의 해시태그가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관심을 끌고 있다.

무관세 조치 시행 첫날 기준 하이난에서 판매된 금 장신구의 g당 가격은 1184위안으로, 같은 날 중국 본토의 g당 가격(1353위안)보다 169위안 낮았다. 한국의 10돈과 비슷한 중량인 40g을 구매할 경우 단순 가격 차이만으로도 6760위안, 우리 돈으로 약 140만 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

여기에 면세점 할인과 지방정부 지원까지 더해지면 체감 가격은 더욱 낮아진다. 하이난 하이커우(海口)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CDF 면세점 매장 관계자는 “1만 위안 이상 구매 시 500위안 할인이 적용되고, 40g 금 장신구 구매 시 추가 할인 혜택이 있다”며 “지방정부 할인 쿠폰까지 활용하면 최대 1만1160위안, 약 230만 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 쇼핑 열풍은 현지 유통업계 전반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무관세 적용 첫날 하이커우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말레이시아산 두리안이 빠르게 완판되는 등 소비 열기가 확인됐다.

하이난을 찾는 중국 내 관광 수요도 증가세다. 신년 연휴를 앞두고 중국 내 하이난행 국내선 항공권 예약 건수는 72만 건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하이난성 전역에 대한 봉관(封關) 정책 시행으로 무관세 적용 품목은 기존 1900여 개에서 6600여 개로 대폭 확대됐다. 특히 수입산 설비에 무관세가 적용되면서 외국산 장비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산업 기지로 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만 연합보는 “하이난 자유무역항이 '선전 2.0'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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