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어 달러 공급늘린다…정부, 금융기관 외화유동성 감독 조치 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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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하는 원·달러 환율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 등의 영향으로 추가 상승해 장중 1,480원을 넘은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외환 당국은 최근 국민연금과 맺은 외환스와프를 실제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12.17 kjhpress@yna.co.kr(끝)

정부가 국내로의 달러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규제를 완화하고 선물환포지션 제도를 조정한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18일 '외환건전성 제도 탄력적 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금융기관에 적용된 외환건전성 관련 규제를 일부 풀어 묶여 있던 달러가 풀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골자다. 또한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에 투자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 해외자본 유입을 유도한다.

우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고도화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의 감독상 조치 부담을 내년 6월까지 경감하기로 했다. 고도화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는 위기 상황을 가정해 각 금융기관의 외화자금 대응여력을 평가하는 제도다. 일별로 외화자금의 과부족을 평가해 유입이 유출을 초과하는 '외화자금 잉여기간'이 감독상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금융기관은 감독당국에 유동성 확충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금융기관들은 이같은 조치에 대한 부담을 오려해 외화유동성을 평상시 영업에 필요한 수준보다 많이 보유하는 측면이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감독 조치를 유예하면 시중에 풀리는 외화 유동성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선물환포지션 제도도 조정한다. 앞으로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은행의 국내법인의 선물환선물환 비율 규제를 현행 75%에서 200%로 완화한다.

선물환포지션 제도는 각 은행별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순포지션(선물외화자산-선물외화부채) 비율 상한을 제한하는 제도로 과도한 외화유입과 외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존에는 국내은행과 외국계은행 국내법인은 75%,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은 375%의 규제를 받고 있다. 이를 두고 외국계은행 국내법인 실질적인 영업구조가 외은지점과 비슷하다는 지적에 따라 규제를 일부 풀기로 한 것이다.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에 대한 원화용도 외화대출 제한도 추가 완화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수출기업에 대해서는 국내 시설자금 목적의 외화대출을 허용한 바 있다. 앞으로는 수출기업의 국내 운전자금도 외화대출을 허용할 계획이다.

외국인이 국내 증권사 계좌개설 없이 현지 증권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도 추진한다. 지난 17일 외국인 통합계좌 개설주체 제한을 폐지하는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이 완료돼 중·소형 증권사도 통합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

해외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은 전문투자자로 인정한다는 점도 명확히 한다. 국내에 들어온 외국기업들은 월급이나 임대료 목적으로 원화를 일부 보유하지만 최소한으로 보유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외환파생상품을 거래할 때 증빙 서류 등을 사전에 확인받아야 하는 절차적 불편함이 이유로 꼽혔다. 전문투자자 지위를 명확히 하면 별도 증빙 없이도 원화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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