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디지털 전환 흐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의료기기 개발 전 주기를 디지털화하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강원테크노파크·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원주연세의료원·상지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공동 추진하는 '디지털트윈 융합 의료혁신 선도사업'이 성과물을 내기 시작하며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개발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중요한 이정표로 주목받고 있다.
이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가 공동 지원하는 대표 디지털 의료혁신 프로젝트로 지역 기반 의료산업 고도화를 위한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시제품 제작과 반복적인 물리적 검증 과정에 많은 비용·시간이 투입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중소 의료기기 기업 상당수는 검증 장비 부족, 데이터 접근성의 제약 등으로 기술고도화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 사업은 이러한 문제를 디지털 방식으로 해결하고, 산업 전반의 개발 효율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디지털트윈 기반 설계·개발 통합 플랫폼 구축, 효과성·안전성 검증체계 확립. 기업 사업화 지원 체계 구축 등이 종합 추진되고 있다.
사업단이 공개한 의료기기 디지털트윈 통합 플랫폼 '메드트윈(MedTwin) X'는 의료기기 개발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를 구현한 핵심 성과물이다. 의료기기 제작 전 가상환경에서 제품 형상 설계·부품 조립·성능 검증·개선 사항 반영까지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통합 디지털 개발 환경을 제공한다. 개발자는 플랫폼을 통해 물리적 시제품 없이도 다양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반복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기존 개발기획·디자인·성능·유효성 검증 단계에서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글로벌 상용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플랫폼에 연계해 중소 의료기기 기업의 기술적 진입장벽을 낮추고 자체 분석 역량이 부족한 기업도 고도화된 개발 프로세스를 활용할 수 있다.
메드트윈 X는 크게 디지털트윈 기반 의료기기 개발 시스템, 의료기기 시뮬레이션 시스템, AI 분석 시스템 등 세 가지 모듈로 구성된다.
의료기기 개발 시스템은 디지털트윈 환경에서 3D 모델링, 구조 설계, 기능 구현을 지원한다. 개발 단계에서 즉각적 수정·반영이 가능해 설계 오류율을 낮추고 개발 과정의 반복 비용을 줄인다.
의료기기 시뮬레이션 시스템은 낙하 충격, 내구성, 유동해석 등 실제 환경을 가상공간에서 재현한다. 이기종 모델 간의 상호 시뮬레이션도 지원해 복잡한 의료장비의 통합 검증에도 적용 가능하다.
AI분석 시스템은 실제 의료데이터 기반의 임상학습데이터셋을 분석해 시뮬레이션 결과와 실제 임상 데이터 간 차이를 비교하고 의료기기의 효과성 및 안전성을 예측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사업단은 디지털트윈 기반 임상 검증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실근거데이터(RWD)와 임상학습데이터셋을 구축했다.
디지털트윈과 임상데이터 기반 모델링이 결합하면 의료기기의 작동 특성·효과성·유해성 사전 예측 정확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실제 임상시험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인허가 준비에 필요한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또 ISO·MDR·FDA 등 글로벌 규제 기준을 반영한 보안성·표준화 자동점검체계를 도입함으로써 제품 개발 단계에서 위험요소·취약점을 조기에 식별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플랫폼 상용화를 위해 사업단은 국내 의료기기·바이오 전시회를 중심으로 기술 홍보를 확대하고 있다. 수요기업을 대상으로는 ▲기술 상담 ▲개발 단계 맞춤형 컨설팅 ▲사업화 전략 수립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실증기업 모집 프로그램을 운영해 질환 모델링, 시뮬레이션 기반 제품 검증, 시제작 과정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26년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 프로그램을 가동해 해외 규제 대응과 수출 성과 창출을 적극 지원한다.
사업단은 디지털트윈 통합 플랫폼 구축 성과를 공유하는 성과보고회를 22일 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에서 개최한다. 의료기기 기업, 연구기관, 규제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석해 디지털트윈 기반 의료기기 산업 전환의 방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강원TP 관계자는 “디지털트윈 기반 개발환경은 의료기기 기업이 마주한 기술적·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여줄 수 있는 혁신적인 도구”라며 “메드트윈 X를 중심으로 지역 의료기기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의료기기 산업 구조를 선도적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공동기획:강원테크노파크·전자신문
춘천=권상희 기자 s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