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만취해 가게 화장실서 잠들어
동물보호소 “술 깬 뒤 훈방 조치”

미국의 한 주류판매점에서 밤 중에 침입한 라쿤이 술에 취해 뻗은 상태로 발견돼 화제다.
3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아침 미국 버지니아주 하노버 카운티의 한 주류판매점에서 일하는 직원은 출근 후 매장 안을 보고 깜짝 놀랐다. 누군가 침입한 것처럼 깨진 위스키병과 술들로 매장이 아수라장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직원은 경찰에 곧장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매장 곳곳을 둘러보다 화장실 안에서 '범인'을 발견했다. 범인은 바로 '아메리칸 너구리'로 불리는 라쿤. 전날 밤 천장으로 침입한 라쿤이 땅콩버터 위스키 등 고소한 위스키를 마구잡이로 먹어 치우고 화장실에 대(大)자로 뻗은 것이었다.
현장에서 라쿤을 '검거'한 지역 동물 보호소 직원 사만다 마틴은 “라쿤은 정말 작고 재밌는 생명체”라며 “천장 타일 하나를 뚫고 들어가서 미친 듯이 날뛰면서 모든 걸 다 먹어 치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라쿤을 포획해 동물보호소로 가는 도중 실컷 웃었다면서 “동물 보호소 직원으로 겪은 또 다른 경험”이라고 말했다.
하노버 카운티 동물 보호소는 라쿤에게서 별다른 부상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숙취와 잘못한 생활 습관 외에는 문제가 없어 몇 시간 뒤 술에선 깬 라쿤을 야생으로 돌려보냈다. 라쿤은 침입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표정이었다”고 농담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정말 술 마시고 짐승이 됐구나” “새벽 5시에 모르는 곳에서 눈 뜬 나 같다” “내 친구가 왜 저기 있지” “그래도 음주운전은 안 했으니 봐주자” 등 농담 섞인 반응을 보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