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50%부터 최대60%까지 제시된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산업계가 당혹감을 표하고 나섰다. 산업계가 앞서 제시했던 48% 목표 달성도 어려운데 최소 50% 이상의 정부 목표는 현실성 없다는 비판이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35 NDC 공청회에서 정부가 '50~60%', '53~60%'의 두 가지 감축안을 제시하자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50%와 53% 하한선 모두가 산업계가 제시한 48%를 넘어선 것으로 경영에 직접적인 악영향이 우려되면서다.
산업계를 대표해 패널토론에 나선 강성욱 한국철강협회 경영정책본부장은 “48% 감축목표도 산업계의 여력을 뛰어넘는 수준임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강 본부장은 “철강 업계의 감축 여력을 초과한 목표가 설정될 경우 목표 달성을 위해 인위적으로 철강 생산량을 줄이는 상황이 예상된다”라며 “일자리 감소와 지역 경제 침체는 물론 전후방 산업 전반의 위축과 제조업 경쟁력 저하로 성장동력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NDC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제조업종인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시멘트 업계는 패닉 상태다. 재생에너지 등 관련 인프라가 국내에 잘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NDC를 달성하기 위해선 탄소 감축 기술이나 설비에 큰 투자가 불가피하다. 그만큼 신사업 등에 투자될 비용은 축소되면서 고용 감소와 기업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NDC는 배출권거래제 할당과 연동돼 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도 부담이다. 기업은 NDC 수준까지 온실가스을 줄이지 못하면 배출권 부족분을 시장에서 추가로 구매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천문학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대한상공회의소를 포함한 철강, 화학, 시멘트, 정유 등 7개 업종별 협회는 지난 4일 2035 NDC와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산업계 공동 건의문을 내놓고 합리적 수준의 감축 목표, 할당량 설정과 함께 이를 이행하기 위한 지원 정책을 촉구했었다.
이에 반해 시민사회단체는 '하한선에 무게를 둔 후퇴안' 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시민단체 패널토론자들은 공동으로 정부가 국제 감축 흐름에 뒤처지고,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기후정책단체 플랜1.5 최창민 변호사는 “정부의 2035 NDC안은 예견된 실패이자 위헌적 내용”이라며 “부처 간 협의가 상한이 아닌 하한을 두고만 이뤄졌다는 건 정부가 실질 목표를 하한선으로 설정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실질 감축이 하한 수준에 그칠 것이고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할 것이라는 문제도 제기했다.

정부를 대표해 패널토론에 나선 안세창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정책실장은 “NDC 하한은 산업계가 감내할 수 있다는 수준보다 높여서 설정했고,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과 미래세대 요구를 담아야 한다는 것을 감안해 상한을 설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반영해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심의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2035 NDC 최종안을 확정하고, 이후 11월 10~21일 브라질 벨렝에서 개최되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