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정감사]'플라스틱 감축' 후퇴 논란…환경부,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시행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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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의무화를 사실상 폐지하고 지자체 자율 시행으로 전환한다.

28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플라스틱 감축을 위한 실질적 대안으로 '가격 내재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지자체 조례에 따른 자율 시행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자원재활용법 개정이 연내 추진된다. 개정 이후 환경부는 소관법령인 자원재활용법 개정 등 제도적 정비에 집중하고, 일회용컵 보증금제 운영·관리 기능은 지자체 및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에서 담당할 예정이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소비자가 커피나 음료를 일회용컵에 담아 구매할 때 일정 보증금을 내고 컵을 반납하면 환급받는 제도다. 2002년 처음 시행됐다가 행정 혼선과 회수율 저조로 2008년 폐지됐으며, 2020년 자원재활용법 개정으로 2022년 세종과 제주에서 시범 운영이 재개됐다. 그러나 시행 때마다 '탁상행정' 논란이 이어졌다. 소비자는 반납의 불편을 호소했고, 매장은 인건비·보관 공간·비용 문제에 시달렸다.

시범 결과도 기대에 못 미쳤다. 컵 반환율은 2022년 12월 11.9%에서 2023년 10월 73.9%까지 올랐으나, 올해 6월 44.3%로 다시 급락했다. 매장 참여율도 세종 64.9%, 제주 94.6%에서 지난해 8월 각각 31.3%, 44.8%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 제도는 문재인 정부 시절 전국 확대가 추진됐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소상공인 부담을 이유로 전면 유예됐다. 이번 이재명 정부가 전국 의무화 추진을 중단하고 지자체 자율 시행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전국 확대 계획은 사실상 폐기됐다.

환경단체들은 윤석열 정부의 시행 유예 당시부터 “전국 확대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제도 시행을 미루고 축소하는 것은 정책 후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부는 현장 수용성이 낮고 감축 효과가 미미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희 의원은 “환경부가 환경단체 눈치를 보며 제도 유지만 고집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현장의 문제를 인정하고 정책 전환에 나선 점은 매우 환영한다”며 “이제는 소비자와 매장 모두에게 부담만 주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넘어, 다회용기 사용 확대와 인센티브 기반의 참여형 탈플라스틱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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