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 10년새 40% 소멸 위기…“트럼프 방한, 북미 회담·남북경협 복원의 전기 돼야”

개성공단기업협회, 긴급 기자회견 열고 한반도 평화·경협 복원 촉구
“APEC, 북미 정상회담 재개의 결정적 계기 돼야”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중소기업인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 재개와 남북경협 복원 논의가 본격화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개성공단기업협회(회장 조경주)는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북미 정상회담 추진 및 남북경협 복원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 평화와 경협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초대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비롯해 문창섭 삼덕통상 회장, 이재철 제씨콤 대표, 조경주 석촌도자기 회장 등 역대 협회 회장단과 입주기업인 20여 명이 참석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 추진 △한반도 평화정착 논의 △남북경협 복원을 위한 정부 실행계획 수립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촉구했다.

이들은 “APEC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경협 재개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정부가 남북 대화를 재개하고 실질적 경협 추진 계획을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Photo Image
개성공단기업협회(회장 조경주)는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북미 정상회담 추진 및 남북경협 복원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왼쪽부터) 성현상 만선 대표, 문창섭 삼덕통상 회장, 김기문 중앙회장, 조경주 석촌도자기 회장, 이재철 제씨콤 대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남북경협은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 현실적인 돌파구”라며 “개성공단이 재개될 경우 미국·일본 기업 등 외국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국제공단으로 발전시키면 정치적 불안정성 없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인들도 북한 근로자의 임금과 복지를 대폭 개선해 남북의 공동 번영을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은 지난 2004년부터 2016년까지 124개 기업이 입주해 약 32억 달러 규모의 제품을 생산하고 5만4000명을 고용했다. 그러나 폐쇄 10년째를 맞은 현재, 협회 회원사 124곳 중 국내에서 정상 운영 중인 곳은 76곳(61.3%)에 불과하다. 10곳 중 4곳은 경영난이나 폐업으로 공장을 잃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입주기업의 80% 이상이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입주하겠다”고 답했다.

입주기업들은 공단 재개 시 북한 근로자의 임금과 복지 수준을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 기준에 맞춰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문창섭 삼덕통상 회장은 “개성공단은 베트남보다 언어소통이 자유롭고 근로자가 근면해 생산성이 높다”며 “재가동되면 빠른 속도로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폐쇄로 정부가 집계한 피해금액은 7861억원에 달한다. 이 중 보험금 등을 포함해 5787억원이 보상됐고, 약 2074억 원은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

입주기업들은 “10년 넘게 방치된 기계와 전력설비는 대부분 사용이 불가능해 정부 차원의 복구 지원이 절실하다”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실질적 보상과 재가동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경주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현재 회원사 중 30~40%가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리고, 개성공단이 조속히 재개돼야 중소기업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동옥 대화연료펌프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 경제적 판단도 있었지만, 한반도 평화와 민족 공동번영을 위해 개성공단에 진출했다”며 “이번이 남북경협 복원의 마지막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경주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현재 협회 회원사 중 30~40%가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도자기·섬유 등 장치산업 중심의 기업들은 개성공단 중단 이후 생산 기반이 사실상 마비됐다”며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리고 개성공단이 하루빨리 재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