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 도쿄 시내 공원에서 음식 재료로 사용할 매미 유충을 대량 포획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프레지던트온라인은 “도쿄 도심 여러 공원에서 중국인들이 저녁 시간대에 매미 유충을 대량으로 채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가 진 뒤부터 자정 무렵까지 중국인들이 손전등을 들고 나무 주변을 뒤지는 모습이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 이를 본 시민들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며 경찰과 시 공원 관리 당국에 신고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식재료로 활용하기 위해 매미 유충을 채집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매미를 식용으로 하는 풍습이 남아 있으며 특히 산둥성과 허난성 일대에서는 '지랴오호우'라 불리는 매미 유충이 여름철 별미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가격이 오르며 고급 식재료로 거래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도쿄도와 각 지방 정부의 공원 관리 규정은 공원 안에서 동식물을 포획하거나 외부로 가져가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중국인들이 무단으로 매미 유충을 잡는 사례가 계속되면서 지방 당국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더해 야간 시간대 단속이 어렵고 인력이 부족해 실질적인 처벌이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이다.
중국인들의 생활상과 행동 패턴을 취재해 온 탐사·현장 취재 작가인 아키시마 사토루는 “일본에서는 금지된 행위임에도 이를 가능케 하는 매뉴얼이나 우회 방법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며 “주의를 주면 오히려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불법임을 인식하고도 “그래서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반응하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수십 마리 단위로 조직적으로 포획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일본 사회에 뿌리내린 '공공장소에서의 기본 예절'이 외국인들 사이에서 공유되지 않아 마찰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7월 서울시 민원 포털 '응답소'에는 “중국인들이 통을 들고 매미 유충을 대량으로 채집하고 있으나 처벌 규정이 없어 조치가 어렵다”는 내용의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또 부산 삼락생태공원에서도 비슷한 행위가 포착된 바 있으나 매미가 천연기념물이나 법적 보호종이 아니기 때문에 현행법상 단속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