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를 마친 여야가 오는 13일부터 국정감사(국감)를 치른다. 상임위별로 일찌감치 증인·참고인 명단을 의결한 가운데 올해 국감에는 역대 최다 규모인 약 200명의 기업인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기업이 연루된 각종 의혹·논란을 따져 묻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기업을 망신 주려는 구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 관세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의 키를 쥔 대기업 역할을 고려해 이번 국감에선 대기업 총수를 줄줄이 불러세우던 예전 관행을 지양하겠다던 정치권 목소리는 사라진 셈이다.
국회에 따르면 17개 상임위원회는 총 834개 기관을 대상으로 다음달 6일까지 국감을 벌인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와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등을 국정감사 증인대에 세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발생한 각종 산업재해 사망 등에 대해 따져 묻겠다는 취지다. 시화 공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건이 발생했던 SPC는 도세호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기호 영풍그룹 대표는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문제, 중대재해 피해 등을 이유로 여야가 국감장에 세우기로 했다. 또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전기차 확대 정책 등을 이유로 종합국감 일반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온라인플랫폼 정보보호 실태를 이유로 정용진 신세계 회장을 24일 종합감사 증인으로 의결했다. 아울러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 조만호 무신사 대표, 김기호 아성다이소 대표 등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무위원회는 오는 28일 종합감사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출석시킬 예정이다. 권오성 현대위아 대표,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 등을 비롯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김광일 부회장(홈플러스 대표), 김영섭 KT 대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도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았다. 특히 김병주 MBK 회장은 환노위와 정무위에 연이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정무위는 김범석 쿠팡 의장,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 황성혜 구글 부사장 등을 불공정행위 의혹으로 증인 명단에 포함했다. 오경석 업비트 대표는 '자금 세탁 방지의무 위반 적발·제재 검토 관련해 금융위원회 대상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대규모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을 따지기 위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김영섭 KT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한 상태다. 또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윌슨 화이트 구글 아태 대외정책 총괄부사장, 레지날드 숀 톰슨 넷플릭스서비스코리아 대표 등도 증언대에 세운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이해욱 DL그룹 회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등을 비롯해 류긍선 카카오 모빌리티 대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와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 이해욱 DL 회장,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등을 증인으로 의결했다. 국토위에서는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 특혜 의혹 등을 두고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행정안전위원회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등을 비롯해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 현신균 LG CNS 대표, 정정표 DB손해보험 대표,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송춘수 NH농협손해보험 대표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15일 대법원 현장 국감을 치르기로 결정하고 기업인 대신 기관 증인으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채택했다. 여야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과 관련한 이른바 '조희대-한덕수 회동설'을 두고 격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