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가상자산 거래소 최고경영자(CEO)들과 첫 공식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업계 2위인 빗썸만 불참했다. 공식 초청 명단에서 빠지면서다. 최근 빗썸이 논란이 된 '코인 대여'와 '오더북 공유' 서비스를 강행하면서 당국과 마찰을 빚은 데 따른 후폭풍이라는 분석이다.
30일 오후 2시 서울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디지털·IT 부원장보, 가상자산감독국장 등 주요 인사들과 업비트·코인원·코빗·스트리미 등 원화거래소 4사 대표가 참석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빗썸은 공식 초청 명단에 없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당국이 빗썸을 의도적으로 제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빗썸이 당국 경고에도 코인 대여, 해외 거래소와 오더북 공유 등을 강행하면서다.
실제 이 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용자 보호'를 가장 우선으로 강조했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상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중심의 책임경영을 확립해야 한다”며 “과도한 이벤트나 고위험 상품 출시 등 단기 실적에만 몰두한 왜곡된 경쟁보다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길임을 명심해달라”고 강조했다. 빗썸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이달 초 금융당국과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닥사)는 담보가치를 초과하는 레버리지형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를 금지했다. 이용자 피해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빗썸은 담보금 200%까지 대여가 가능한 구조를 유지한 채 영업을 지속했다. DAXA가 자율규제 차원에서 경고 조치를 내린 뒤에야 빗썸은 담보 비율을 85%로 줄였다.
또 빗썸은 지난 22일 테더(USDT) 마켓을 오픈하며 호주 가상자산 거래소 '스텔라'와 오더북(호가창)을 공유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금융정보분석원(FIU) 이재원 빗썸 대표를 소환하기도 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형 대여, 오더북 공유 논란을 예민하게 보고 있는 만큼, 이번 메시지는 업계 전반을 향한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IT 인프라 구축과 안정성 관리도 화두로 꼽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업계와 만나 “인적 오류나 관리 소홀 등에 따른 '먹통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면서 “IT인프라 구축과 안정성 관리에 더 많은 자원을 배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 원장은 “최근 가상자산은 스테이블코인, 가상자산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통해·금융 실물경제와 연계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 추진에 있어 파급효과를 자세히 분석하고 시장 급변 등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달라”고 덧붙였다.
국내 가상자산 산업 글로벌 경쟁력과 이용자 편익을 제고하면서도 공정한 경쟁과 업계 상생이 이뤄질 수 있는 규율체계의 마련 등 건의사항도 전달됐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