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형 보험사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내수 시장 포화와 함께 저출산·고령화 국면이 맞물리자 성장동력을 해외서 찾는 모습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DB손해보험은 약 2조3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자동차보험사 포르테그라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거래는 내년 상반기 중 완료될 예정이다.
이는 국내 보험사 해외 M&A 거래중 역대 최대 규모다. DB손보는 미국을 해외 주요 거점으로 보고 있으며 괌,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에 해외지점 4곳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2020년 설립한 투자자문사, 2021년 인수한 손해보험 보상처리 전문 John Mullen & Co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해외 공략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엔 삼성화재가 영국 로이즈 기반 보험사 캐노피우스에 5억7000만달러(약 8000억원) 규모 추가 지분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 2019·2020년 두차례에 걸쳐 캐노피우스에 약 3억달러를 투입한 바 있다. 이번 거래로 삼성화재는 캐노피우스 지분을 40%까지 확보하고 2대주주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됐다.
생명보험업계에서도 해외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삼성생명은 유럽계 사모펀드 운용사 헤이핀캐피탈매니지먼트 지분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헤이핀은 자산 55조원에 달하는 거대 운용사다. 구체적인 거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해외 대체투자를 통해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은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미국과 동남아 지역 금융사를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지난 6월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재계 6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 지분 40%를 투자해 경영권을 포함한 주요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국내 보험사 최초의 해외은행 진출 사례다.
이어 다음달엔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미국 현지 금융사 인수를 통해 투자수익을 높이고 금융상품을 글로벌 고객에 제공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화생명은 기존 벨로시티 경영진과 협업을 통해 조기 사업 안정화를 추진하고 한화자산운용 미주법인, 한화AI센터(HAC) 등과 협력해 금융과 기술이 결합된 시너지를 키워 나갈 방침이다.
업계는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 진출로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한국은 이미 수십개 보험사가 자리잡고 있어 포화 상태인 데다가, 저출산·고령화 시대 도래로 내수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투자수익 제고를 기대할 수 있는 지분투자와 자회사로 편입 등 최근 해외진출이 다양한 형태로 활발해졌다”며 “현지 금융사를 인수하게 되면 적응기간 없이 시장에 비교적 빠르게 안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