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모 고용희의 가족사가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됐다.
일본 도쿄신문 전 논설위원 고미 요지는 28일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해, 지난 10년간 추적해온 고용희 일가의 숨겨진 이야기를 전했다. 고미 위원은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을 직접 취재한 유일한 언론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정은 외할머니 이맹인의 사진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는 1962년 재일교포 귀국 사업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으며, 사진 속 모습이 김정은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출연진의 탄성을 자아냈다.
입수된 호적 기록에 따르면 이맹인의 남편 고경택은 제주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교포였다. 이로써 김정은이 내세우는 '백두혈통'과 달리 실제 뿌리는 제주도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고용희는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북한행 배에 올랐으며, 이후 만수대예술단 무용수로 활동하다 김정일의 눈에 띄었다. 김정일의 셋째 아내가 된 그는 총애를 받았지만 '재일교포 출신'이라는 이유로 김일성에게 인정받지 못한 채 평생 그늘 속에 살아야 했다.
고미 위원은 또 2004년 북일 정상회담이 예정보다 1시간 30분 만에 끝난 배경도 고용희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김정일이 “고용희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회담을 마쳤으며, 실제로 고용희는 이틀 뒤 프랑스 파리에서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김태훈 평론가는 “김정은은 집권 후 아내 이설주와 딸 주애를 공개하며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어머니 고용희는 끝내 드러낼 수 없었다”며 “권력의 빛과 그림자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