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F 스타트업 이야기] 〈70〉창업은 신념으로 모이고, 구조로 버티며, 데이터로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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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룡 (재)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상임이사(CFP)

“내가 하는 말은 거짓말이다.”

이를 진실이나 거짓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진실이 되면 거짓이 되고, 거짓이면 진실이 되는 모순의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이렇게 모순적으로 얘기하고 있거나, 모순 속에서 정답을 찾아가고 있다.

“창업은 대표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돈을 버는 일이다.”

월급을 주고, 월세를 내고, 세금을 내고, 가족의 생활비를 주고, 대표는 언제 돈을 벌지? 성공 했을 때 가장 많은 보상을 가져간다고?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성공의 순간은 너무 늦게 오거나, 아예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대표가 가장 마지막까지 버티다 쓰러지면, 남는 것은 빚과 책임뿐이다.

이렇게 창업은 모순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다. 모두가 당연히 받아야 할 몫을 챙기는 동안, 대표는 언제나 “아직”을 살아간다. '아직은 내가 가져갈 때가 아니다' '아직은 회사가 더 커져야 한다' '아직은 직원이 먼저다'. 그렇게 미루고 또 미루며, 정작 본인의 삶은 늘 뒷전이 된다. 이것도 창업자의 진심일까?

그렇다. 역설적이지만, 창업자는 스스로 진심이라고 믿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 믿는다는 주관적 생각만 가지고서는 모두가 제자리를 지키지 않는다. 모여서 미션은 같이 수행 할 수 있지만 인생의 비젼은 함께 모여 있는 사람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대표자의 삶도 언제나 '손해'와 '책임' 전제로 해서도 안 된다. 오히려 대표만 책임을 지고 손해를 본다면 과연 함께하는 구성원들이 무한적 '믿음'을 가질까?

그렇지 않다. 믿음은 한 사람의 희생 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책임을 나누는 과정 속에서 지속 가능성이 높아진다. 창업자는 혼자 짊어지는 영웅이 아니라, 책임의 구조를 설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함께하는 구성원들의 각기 다른 비전을 공감해주는 것이다.

어떤 이는 안정된 월급을 원하고, 어떤 이는 더 큰 도전을 원하며, 또 어떤 이는 단지 경험을 얻고 떠날 준비를 한다. 우리는 같은 미션을 수행하지만, 같은 비전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중요한 건 '다른 비전'을 인정하면서도, '공동의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럼에도 창업자가 모든 것을 감당하는 방식으로 창업하고 싶은가? 그 구조는 필연적으로 대표를 소진시키고, 결국 공동체도 함께 무너뜨리는 세상이다. 반대로, 손해와 책임이 분산될 때 비로소 '우리의 팀'은 진짜 팀이 된다. 창업자는 '싸움과 갈등'을 창업 공동체의 기준을 명확히 하는 과정으로 이끌어야 하고, 구성원들은 서로가 함께해야 할 이유를 디자인해야 한다.

이제 창업 공동체는 '함께 버티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대표자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순간, 그 조직은 이미 한계가 정해진다. 그러나 책임이 설계되고, 다름이 인정되며, 각자의 비전이 존중되는 구조라면 그 공동체는 창업이라는 위기 속에서 지속성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우리는 같은 삶을 살지 않지만, 같은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그 가능성은 한 사람의 희생이 아니라 설계된 책임·보상·의사결정의 구조에서 나온다.

창업자는 '끝없는 희생'에서 벗어나 '함께 살아남도록 구조를 설계하고, 그 작동은 숫자로 증명하는 일'이다. 모순은 지울 수 없지만, 책임의 구조와 공개된 지표는 그 모순 위에 다리를 놓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는 신념에 머물지 않고, 합의와 데이터로 '가장 큰 팀'을 만든다.

함성룡 (재)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상임이사(C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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