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도 '주식 불공정' 칼 빼든다…“주가 조작 세력 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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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원 국세청 조사국장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세무조사 착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국세청 제공]

이재명 정부가 주식시장 부양을 위해 불공정 행위 근절을 내세우는 가운데 국세청이 시세 조종 등으로 부당한 차익을 누리고 세금 신고도 하지 않은 기업과 관련인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29일 주식시장을 교란시켜 부당한 이익을 얻은 불공정 행위 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주가조작을 목적으로 허위로 공시한 기업 9개, 기업을 인수한 뒤 알짜 자산을 팔아치우고 상폐하는 기업사냥꾼 8개, 상장기업을 사유화해 사익을 편취한 지배주주 10개 등 총 27개 기업 및 관련인이다.

주가조작 세력들은 신산업 계획 공시를 악용해 신약 개발, 이차 전지 등의 사업에 진출하거나 대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허위로 공시하고 매매차익을 누렸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주가는 허위 공시 후 평균 64일 만에 388% 급등한 뒤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인 A사의 사주는 연매출의 5배를 초과하는 수주계약을 했다고 거짓 공시한 뒤 차명법인이 보유한 전환사채를 매도해 시세차익을 챙겼다. 주가는 고점 대비 5분의 1로 폭락하고 소액주주들은 피해를 입었지만 사주 측은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B사 자금을 부당 유출했다.

시세조종 세력들은 조합원 정보가 노출되지 않은 투자조합을 설립해 친인척이나 지인 명의로 주식을 분산 취득한 뒤 매도해 납세 의무도 회피했다.

건실한 기업을 인수한 뒤 알짜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거나 팔고, 투자 명목으로 자금을 빼돌린 기업사냥꾼도 조사를 받는다. 이들은 법인자금을 허위 용역비 지급 등으로 횡령해 사적으로 사용했다. 조사 대상 기업 대부분은 기업사냥꾼들로 인해 주식거래가 정지되거나 상장폐지됐고,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인수 전 대비 86% 하락하는 등 회복불능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익을 편취한 상장법인의 지배주주도 조사를 받는다. 의약품 제조사의 사주는 호실적 발표를 앞두고 자녀의 회사가 주식을 취득하게 한 후 주가가 상승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자녀가 소유한 법인의 주식 가치를 실제보다 부풀려 평가한 후 아버지가 지배하는 회사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헐값에 이전한 사례도 포착됐다.

조사 대상 기업의 자녀들은 증여받은 재산가액의 92%를 축소 신고해 세금을 탈루했다.

민주원 국세청 조사국장은 “주식시장에서의 불공정 탈세행위 등을 모든 투자자들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당 내용을 공시하는 방안 등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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