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지위 격하 가능성 높아진 AI 디지털교과서 2학기 취소 잇달아…학교 현장서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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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학기에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신청한 학교 가운데, 학교운영위원회를 열고 2학기 신청을 취소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요. 아마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학교 현장에서의 관심은 더 낮아질 겁니다.”(인천 A초등학교 교사)

초·중등교육법 개정법안이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AI 디지털교과서의 교과서 지위가 강등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선 학교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선 벌써 AI 디지털교과서 채택을 취소하는 학교가 나오는 등 AI 디지털교과서에 관한 관심도 떨어지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한 서울 시내 초등학교 교사는 “1학기 동안 AI 디지털교과서를 학교에서 채택해 사용하고 있었지만, 학교 내 모든 교사가 사용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업 등에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동 채점 기능, 학생 수준별 심화 문제 제공 등 장점은 있지만 서책형 교과서에 비해 수업하기에는 내용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고, 초기 접근성이 어려워 사용하지 않는 교사도 많았다”고 전했다.

AI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연구학교들은 연구 실적을 내야하기 때문에 지위 변화에 상관없이 2학기에도 사용은 하겠지만 실제 교사들이 AI 디지털교과서에 관심이 있어서 쓰는 것은 아니”라면서 “AI 디지털교과서의 지위가 교육자료로 확정되면 학교 현장에서는 지금보다 더 관심이 없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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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실제 교사들은 AI 디지털교과서의 지위 변경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면서 “지위 변경보다 중요한 점은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교육적으로 도움이 되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 대해 정부의 현장 의견 수렴 없는 졸속 정책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 경기도 중학교 교사는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을 추진할 때부터 교사, 학생, 학부모 등 현장 의견 수렴이 안 됐다”며 “교육 분야도 디지털 전환의 흐름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이견을 내는 교사는 많지 않지만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은 현장에서 사용하는 사람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밀어붙여 일어난 결과”라고 비판했다.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육자료로 지위가 강등될 경우, 교사들의 AI 디지털교과서 사용 접근성만큼은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발의된 초·중등교육법 개정법안에 따르면,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SW)처럼 교육부장관이 개인정보 보호위원회와 협의해 정하는 기준에 따른 교육자료를 선정할 때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조기성 계성초 교사는 “초·중등교육법 개정법안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하려면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법안에 명시하면 교사의 접근성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자료로 지위가 바뀐다고 해도 교사의 자유에 따라 AI 디지털교과서를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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