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정치권은 곧바로 권력 재편의 소용돌이에 들어설 전망이다. 특히 1년 뒤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당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전당대회 승리는 곧 '공천권' 장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친이재명 체제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조기 대선의 원인을 제공하고 당내 경선 과정에서 극심한 분열을 겪은 국민의힘은 사실상 분당 수준의 갈등에 직면한 상황이다. 김문수 후보는 물론, 지도부와 친윤석열계 의원들에 대한 책임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낙승으로, '친이재명계'의 당권 장악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재명 당선인은 대통령으로서도 당무에 강한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처럼 당무 개입 논란을 자초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지난 총선에서 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했고, 대선 경선에서도 90%에 가까운 지지를 받은 만큼, 민주당의 차기 관심사는 '포스트 이재명'의 당권 경쟁이다.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친이재명계 인사가 유력한 당권 주자로 거론된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비롯한 친문재인계의 당권 재도전 여부도 주목된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총선 공천 과정과 이번 대선 경선에서 연이은 패배로 조직력과 영향력이 상당히 약화된 상태다.

◇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총선과 대선 연패로 인해 분당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 이후 치러진 만큼, 당내 균열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상황이다.
윤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한동훈계', 안철수 의원 등 중도계가 '친윤석열계'와 충돌하며 내홍이 격화됐다.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당 지도부가 김문수 후보를 야밤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교체하려 한 시도가 불발되면서, 지도부는 신뢰를 잃었고 전통적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들조차 등을 돌렸다.
표면상으로는 대선 대응을 이유로 갈등이 봉합된 듯 보였지만, 선거 이후에는 수면 아래 있던 분열이 재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됐던 전례처럼, 당내에선 “이번에도 실제 분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 조국혁신당·개혁신당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거대 양당 구도를 넘어서려 했지만, 이번 대선에서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두 당 모두 당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조국 전 의원(현재 수감 중), 이준석 의원(저조한 득표율)의 존재감이 미미했다.
특히 조국혁신당은 대선 후보조차 내지 않고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 스스로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개혁신당은 이준석이라는 스타 정치인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내홍과 정체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채 정치적 입지를 좁히고 있다.
양당 모두 당을 새롭게 이끌 강한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으로, 당분간은 군소정당으로의 역할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