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랑이나 성적 관계가 아닌 가치관과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와 결혼하는 '우정 결혼'이 늘어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젊은이들이 결혼에 대한 가족의 압박과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구와의 우정 결혼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정 결혼을 한 이들은 법적으로는 부부지만 다른 사람과 자유롭게 연애할 수 있다. 한 집에 살며 비용을 분담하며, 각방을 쓰는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 상대방에게 '사랑의 상대'가 생기면 이혼할 수 있다는 계약을 맺기도 한다.
또 서로 자녀를 갖기로 결정하면 인공수정이나 입양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중국 충칭 출신의 20대 여성 메이란은 4년 전 가장 친한 친구와 우정 결혼을 했다.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거나 예물을 교환하지 않고, 자녀도 갖지 않기로 합의했다. 집에서는 각방을 쓰며 서로의 개인 공간을 존중하고, 성관계는 하지 않는다.
메이란은 “남편과 나는 함께 사는 룸메이트이자 가족”이라고 말했다.
중국 후베이성의 가족 관계 컨설턴트인 판롄은 “우정 결혼이 개인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런 관계는 불안정할 수 있으며, 현실 도피 수단으로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정 결혼은 사회적 압력에 대한 일시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며, 주택 가격이 안정되고 독신 가구 지원이 확대되면 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