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38]국힘 대선 후보 4인, 尹 파면 사과·한덕수 단일화 놓고 '온도차'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6일 열린 4인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한 사과 여부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문제를 놓고 뚜렷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이날 토론회는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후보 간 '찬탄파(찬성) 대 반탄파(반대)' 구도를 그대로 드러냈다. 안철수·한동훈 후보는 사과 의향을 분명히 했고, 김문수·홍준표 후보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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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제2차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경선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대화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김문수, 홍준표 경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안 후보가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당했다. 정부·여당 일원으로서 상처받은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김 후보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라며 “탄핵과 파면은 더불어민주당의 '줄탄핵'과 특검법, 예산 삭감 등 복합적 요인이 있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최종 후보가 되면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즉답은 피했다.

반면 한 후보는 “계엄 당일 밤 계엄을 저지한 이후부터 사과를 반복해 왔다”며 “국민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고, 안 후보도 “저 역시 두 번 사과했다”며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탄핵의 강을 반드시 건너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한덕수 권한대행의 단일화 차출론'에 대한 입장도 확인됐다. “한덕수 대행 차출이 언짢은가”를 묻는 'O/X' 질문에 안 후보만 'O'를, 김문수·홍준표·한동훈 후보는 'X'를 들었다.

안 후보는 “한 대행은 대선 관리와 미국 관세 협상에 전념해야 한다”며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김 후보는 “한 대행과 함께 이재명 후보를 꺾는 것은 당과 국민의 열망에 부합한다”고 했고, 홍 후보는 “처음엔 비상식으로 봤지만, 한 대행을 뛰어넘지 못하면 이재명을 잡을 수 없다는 당원들의 요구를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 후보도 “국민이 이기고 싶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라며 불쾌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주도권 토론에선 공약 검증과 상호 비판이 이어졌다. 김·홍 후보는 한 후보의 '5대 메가폴리스' 구상에 대해 “2년 내 실현은 불가능하다”, “행정을 제대로 알고 내놓은 공약인지 의문”이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한 후보는 “기존 대도시를 메가폴리스로 육성해 수도권 집중 문제를 풀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김·홍 후보는 “허황된 공약”이라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개인 이력 공격도 등장했다. 홍 후보는 김 후보의 과거 “일제강점기 국적 발언”을 문제 삼으며 사과를 요구했고, 김 후보는 “독립운동은 국적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안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정치 경험 부족한 검사 출신이 또다시 대통령이 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직격했다. 이에 한 후보는 “안 후보야말로 정치 경력이 길지만 국민적 호응을 받지 못했다”며, 과거 안 후보가 박원순 전 시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전력을 언급하며 맞받아쳤다.

국민의힘은 29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2명의 결승 진출자를 확정한다. 이날 토론회에서 드러난 '탄핵 사과' 문제와 '한덕수 단일화' 이슈, 정책 비전과 정치력 공방이 결승 대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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