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완성차 재고 3.1개월분 확보…생산 거점 이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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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 자동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 지역에서 3개월 이상분의 완성차 재고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이외 시장에서 생산한 완성차 물량을 미국 내 공장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24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3월 말까지 최대한 선적을 추진해 완성차와 부품 재고를 최대한 비축했다”며 “완성차 기준 북미에서 3.1개월치 재고를 갖고 있고, 부품은 그것보다 더 긴 재고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정 부분의 관세는 부품 재고 비축으로 만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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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

현대차는 관세 영향 최소화를 위해 거점·차종별 공급과 판매 최적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미국 판매용 투싼을 미국 앨라배마 공장(HMMA)으로 돌리고, HMMA에서 생산하던 캐나다 판매 물량을 멕시코로 넘기는 방안을 시행 중”이라며 “한국산 미국행 물량도 미국 시장 점유율을 유지한다는 대전제 아래 수익성 위주로 타 거점으로 이관할 수 있는 물량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는 이달 중순 미국 관세 대응 전략 TFT(태스크포스팀)를 출범해 전사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TFT는 중장기적으로 부품 소싱과 물류를 포함한 미국 현지화 전략을 수립하고, 미국 현지 공장인 HMMA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경상 및 투자 예산 재검토를 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수립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경상 예산은 핵심 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행성 비용을 최소화하고 마케팅 효과가 낮은 비용을 절감하는 등 불필요한 예산 절감을 추진할 것”이라며 “투자 예산은 미래 경쟁력 확보와 효율성 관점에서 우선순위를 설정해 유연하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부품 관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 규모가 불확실성이 커 아직 구체적 수치를 밝히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본부장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추진 중인 상용차 개발 협력에 대해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어떤 방향으로든 좋은 결실을 보도록 양사가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관세 정책 대응과 연계돼 논의 사항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 머지않은 장래 발표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는 1분기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3조633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매출은 9.2% 증가한 44조4078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과 같은 8.2%로 집계됐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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