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손한 표현, 전력 낭비 심해
'천만에' 생성에 물 4ml 소모

사용자들이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에 공손하게 말하는 것으로 수백억 원의 전력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챗GPT에 사람들이 '부탁해'(please), '고마워'(Thank you) 등을 말하면서 얼마나 많은 전기 요금이 낭비됐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받고 “수천만 달러가 쓰였다.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챗GPT는 모든 메시지에 대해 실시간으로 응답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사용자가 의미 없이 덧붙인 말은 정보 처리량을 늘려 불필요한 전력이 소모된다.
짧은 이메일이나 단락 등 AI가 작성한 단일 응답을 생성하는 데는 최대 0.14kWh(킬로와트시)의 전기가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포스트는 이를 “14개의 LED 전구를 1시간 동안 켜주는 것과 같은 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 악화 문제를 떠나 환경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데이터센터는 이미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약 2%를 사용하고 있다. AI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2030년에는 미국 총 전력 소비량의 4분의 1을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물 사용량까지 더해져 수도 요금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미국 경제매체 쿼츠는 지적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언어모델(LLM)이 '천만에'(You are welcome)'라는 세 단어 문장을 생성하는 데에만 42ml(밀리리터)의 물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