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2차 컷오프 앞두고 본선행 가를 양자대결 주목
안철수, 막판 뒤집기 성공…쇄신·중도 확장론 힘 받나

국민의힘이 22일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1차 컷오프를 통해 4강 구도를 확정했다.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후보(가나다순)가 2차 경선 진출자로 낙점됐다.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후보가 국민여론조사 결과 2차 경선에 진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선 1차 컷오프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5개 여론조사 기관이 진행한 100%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해 결정됐다. 후보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간 3강으로 평가되던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는 비교적 무난하게 2차 경선행을 확정지었다. 관심을 모았던 마지막 4강 티켓은 치열한 접전 끝에 안 후보가 나경원 후보를 꺾고 차지했다. 나 후보와 함께 양향자·유정복·이철우 후보도 탈락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중도층과 수도권 민심이 안 후보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4강 진출로 국민의힘 경선 구도는 찬탄파(한동훈·안철수)와 반탄파(김문수·홍준표)가 각각 2명씩 재편됐다. 윤 전 대통령 파면을 둘러싸고 벌어진 당내 노선 갈등이 본격적인 '쇄신 대 수성'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후보의 합류로 향후 경선에서 '변화'와 '미래 경쟁력'을 내세운 찬탄파 측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본선 경쟁력과 중도 확장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찬탄 후보쪽으로 '전략투표' 흐름을 형성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당의 뿌리인 보수층 정서와 결집력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특히 당심이 절반 반영되는 2차 경선에서는 김문수·홍준표 후보에게 유리한 구조라는 평가다. '보수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표심이 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경선은 1대1 지명토론회와 정책 대결이 본격화되며 비전과 공약 경쟁이 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앞서 진행된 1차 토론회에서는 이미 후보들 간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김문수 후보는 '노동 개혁'과 '공교육 정상화'를 강조하며 사회 구조 개혁을 화두로 제시했고, 홍준표 후보는 “문제는 이재명”이라며 '정권 재창출론'을 강하게 내세웠다. 한동훈 후보는 '5대 메가폴리스'와 'AI 인재 국가전략' 등을 공개하며 수도권 민심과 청년층 지지를 겨냥했고, 안철수 후보는 과학기술 기반의 국정운영 구상과 디지털 경제 혁신을 중심 공약으로 강조해왔다.
국민의힘은 23일 2차 경선 미디어데이와 지명토론회, 합동토론회 등을 거쳐 오는 29일 2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한다. 이 때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별도 결선 없이 최종 후보로 확정되고, 과반을 넘긴 후보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최종 결선에 진출한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