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주일에 8잔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13년 일찍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현지 시간) 포춘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의대 연구팀은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발표한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평균 연령이 75세인 사망자 178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유족들이 말한 이들의 생전 알코올 섭취량을 조사해 뇌 부검과 조직 검사를 병행했다.
연구 대상자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 일주일에 7잔 미만으로 마신 사람, 일주일에 8잔 이상으로 많이 마신 사람, 과거 과음했던 사람 등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후 뇌의 질량, 알츠하이머 관련 단백질(타우·Tau)의 엉킴, 혈관성 뇌병변 등 뇌 손상 징후를 분석했다.
술 한 잔은 순수 알코올 14g으로 정의했다. 이는 와인 한 잔(148㎖)이나 맥주 작은 캔(355㎖) 하나 정도에 해당한다.
그 결과 과음한 사람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의 생체지표가 생길 확률이 41% 더 높았다. 과거 과음했던 사람 역시 31% 높은 확률을 보였다.
노화, 흡연, 신체 활동 등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조정한 후에도 과음한 사람들은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에 비해 혈관성 뇌병변이 발생할 확률이 133% 더 높았다. 과거 과음했던 사람들은 89%, 적당히 마신 사람들은 6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후스토 교수는 “과음은 뇌 손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며 “치매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뇌 손상 자체만으로 노년기 기억력과 사고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초 비벡 머시 전 미국 공중보건국장은 미국에서 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세 번째가 알코올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담배 경고 문구처럼 술에도 경고문을 붙일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