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 5km 침입 시 최대 징역 5년
폐쇄적 부족…2018년엔 사망 사고

한 미국인 남성이 외부와 접촉을 거부하는 원주민 부족에게 접근해 콜라를 건넸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3일(현지 시각)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노스센티널섬에 몰래 들어간 미국인 관광객 미하일로 빅토로비치 폴랴코프(24)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노스센티널섬은 전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것으로 유명한 미접촉부족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인종 계열 원시 주민 약 150명이 외부와 접촉을 일절 차단한 채 생활하고 있다.
이에 인도 당국은 원주민들을 외부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고, 그들의 삶의 방식을 보존하기 위해 섬 반경 5km 이내에 모든 외부인 접근을 금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물론 인도인도 접근할 수 없다.

폴랴코프는 지난달 29일 고무보트를 타고 해안가에서 부족의 주의를 끌기 위해 1시간가량 호루라기를 불었다. 섬에 들어간 뒤에는 코카콜라 한 캔과 코코넛을 놓고 모래 샘플을 채취해 5분만에 나왔다. 이 과정은 카메라로 모두 녹화됐다.
경찰은 폴랴코프가 해안을 떠난 지 이틀 후인 지난달 31일 밤, 인도 어부들의 신고를 받고 그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이 섬을 두 번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지난해 10월, 폴랴코프를 팽창식 카약을 타고 처음으로 노스센티널섬에 접근하려고 했지만 호텔 직원에게 저지당했고, 올해 1월 다시 들어가려고 했다가 실패했다. 계속된 실패에 또 다른 고무보트를 빌려 주요 군도에서 약 35km 떨어진 바다를 여행하며 섬에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다만 니코바르를 담당하는 경찰청장 하르고빈더 싱 달리왈은 “노스 센티널섬의 보호 부족이 거주하는 지역에 허가 없이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위반했다. 유죄 판결을 받으면 3~5년 징역형에 처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센티널족은 외부의 접촉에 매우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4년 파괴적인 쓰나미가 덮친 이후 부족민들의 안위를 살피기 위해 헬리콥터로 순찰하자 이를 본 부족민이 활을 쏘기도 했다. 언어와 관습이 모두 베일에 싸여 있으며 인류학자들은 이 부족이 철기 시대 이전, 신석기 시대 정도의 수준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1956년 센티널족이 사는 노스 센티널섬을 보호 구역으로 지정했으며 지난 2017년에는 이 부족을 촬영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족에게 접촉을 시도하는 이들은 꾸준히 있었다.
대부분은 실패로 끝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난 2018년에는 기독교 선교자인 존 앨런 차우가 선교 활동을 하겠다고 섬에 들어갔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섬에 접근할 수 없어 그의 시신은 수습하지 못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