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5% 상호관세 파장] 외환·주식시장도 '출렁'…삼성전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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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한국에 25%의 상호관세 세율을 적용한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국내 외환·주식 시장이 출렁였다. 코스피는 2% 급락해 출발하다가 하락분을 일부 회복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68.43포인트(2.73%) 내린 2437.43으로 출발한 후 낙폭을 회복했다. 전장 대비 0.76% 하락한 2486.7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36포인트(0.20%)내린 683.49로 집계됐다.

삼성전자(-2.04%), SK하이닉스(-1.67%) 등 대표 반도체주는 약세를 보였다. 반도체가 상호관세 대상은 아니지만 지정 가능성이 남아있는 우려에 더해 미국 정부가 '반도체 및 과학법'(칩스법) 보조금 재협상을 공식화하면서 주가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4.26%), 현대차(-1.27%), 기아(-1.41%), 현대모비스(-1.89%) 등 주요 수출주도 하락세를 보였다. 관세 무풍지대로 꼽힌 바이오주는 급등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6.00%), 제일약품(+6.73%), SK바이오팜(5.22%)은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장보다 4.4원 오른 1471.0원으로 출발해 낙폭을 줄여 146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오후 3시 50분 기준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보다 1.20% 내린 102.47를 기록했다. 트럼프 관세 축소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1기 시절과는 다르게 선관세 부과 후 협상 전략을 취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한다”면서 “단기적인 주가 급락은 불가피하나 상호관세발 주가 충격의 장기화, 추세적인 약세장 진입의 확률은 낮을 것”이라 내다봤다.

협상에 따라 관세 수위가 낮아질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이미 주가는 지난달 관세 불확실성이 먼저 반영돼 조정을 겪으면서 낙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도 관세조치가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주요 임원과 부서장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관세조치 내용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공격적 수준으로 글로벌 주가 하락과 성장둔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국내에서는 내일 예정된 헌재 선고 등으로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며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가 즉각 실행될 수 있도록 24시간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하라”고 주문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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