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적인 3월 하순 고온건조 날씨에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상재해로부터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하고 선제 대응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기상청이 공개한 '2025년 3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7.6℃로 평년(6.1℃)보다 1.5℃ 높았고 작년(6.9℃)보다 0.7℃ 높았다. 전반에는 대체로 평년 수준의 기온을 보이다가 16∼19일에 기온이 일시적으로 크게 떨어졌고, 특히 하순에는 고온이 지속됐다.
중국 내륙의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가 강한 서풍을 타고 유입되고 낮 동안 햇볕이 더해지면서 지난달 21일부터 기온이 큰 폭으로 올랐다. 하순 기간의 전국 평균기온은 10.9℃로 역대 세 번째로 높았고, 62개 지점 중 37개 지점에서 3월 일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하는 등 이상고온이 지속됐고, 상대습도도 평년(59%)보다 낮은 날이 이어졌다.
특히, 산불이 발생한 21∼26일 전국 평균기온은 14.2℃로 역대 가장 높았고,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상대습도가 평년 대비 15%포인트(P) 이상 낮았다. 고온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이 이어지면서 산불 발생과 확산이 쉬운 기상 조건이 형성됐다.
3월 전국 강수량은 48.3㎜로 평년(56.5㎜) 대비 89.3%로 평년과 비슷했으나, 지난해(65.3㎜)의 83.5% 수준으로 적었다. 3월 1∼5일 30㎜ 이상의 많은 비 또는 눈이 내린 이후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강수량이 매우 적었다.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21∼26일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고, 27∼29일에는 3㎜ 내외의 적은 강수가 내렸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올해 3월은 중순까지 뒤늦게 많은 눈이 내렸으나, 하순에는 이례적인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서 대형 산불로 큰 피해와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기후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경험하지 못한 날씨를 직면하고 있다”면서 “기상청은 단기간에 급격히 발생하는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해 기상재해로부터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겠다”고 부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