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산실로 불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제18대 총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여러 관전 포인트에 이목이 쏠린다. 총장직 경합 '유경험자'의 대결, 역대 두 번째 총장 연임 여부, 최종 선임 절차와 시기 등이다.
지난 20일 도출된 3배수 후보는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이광형 현 KAIST 총장, 이용훈 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가나다순)이다.
현재 직을 수행 중인 이광형 총장은 물론이고, 다른 두 후보 모두 KAIST 총장직 도전 '유경험자'다. 김 교수는 직전에 이광형 현 총장과 경합했다. 이번이 '리턴매치'인 셈이다.
이용훈 전 UNIST 총장의 경우 현 후보들과 경쟁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16대 총장 후보 3배수에 이름을 올렸다.
유경험자 3파전 속에 또 관심을 모으는 것은 현 총장 연임 여부다. KAIST에서는 과거 서남표 총장이 연임에 성공, 13~14대 두 차례 임기를 지냈다. 이광형 총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역대 두 번째 사례다.
최대 변수는 이후 선임 일정이다. 현 총장이 지난달 공식임기를 마친 만큼 연임이나 신규 선임 어느 쪽으로든 빠르게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올해 일부 과학기술 기관이 기관장 인선을 마쳤지만 아직 지지부진한 곳도 많은 게 현실이다. 최근 불안정한 정국을 감안하면 KAIST 총장 선임을 서두를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후 절차는 △법무부의 3배수 후보 인사 검증 △KAIST 이사회의 최종 1인 선정 △교육부 동의 및 과기정통부 장관 승인에 따른 차기 총장 확정 순으로 이어진다.
다음주 중 자료 제출이 이뤄져 인사 검증이 본격화할 전망이지만 이후 절차의 명확한 시점은 과기정통부도 확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탄핵정국'이라는 어지러운 정치 환경이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다분하다.
과기계 관계자는 “급격한 중국 과학기술 발전,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가속화에 대응하려면 조속한 KAIST 리더십 확립이 필요하다”면서도 “KAIST 총장 인선이 조속히 이뤄질지, 탄핵정국 종료 이후로 지연될지를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