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정보기술(IT) 대기업이 글로벌 경기 침체 속 운영 효율성 제고 등을 이유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에 다시 집중한다.
인공지능(AI) 시대, 클라우드 사용량이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픈소스 기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축 움직임도 오픈소스 확대 분위기에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S가 올 여름 전환을 목표로 내부 클라우드 인프라 환경을 오픈스택 기반으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SDS는 2010년대 초반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오픈스택 오픈소스 기반으로 운영한 바 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VM웨어 상용 솔루션 기반으로 전환했다. 이번에 이를 다시 오픈스택 오픈소스 기반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삼성SDS가 10여년 만에 다시 오픈소스 카드를 꺼낸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클라우드 확산에 따른 시스템 운영 효율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가의 클라우드 상용 솔루션은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은 안정적 솔루션이지만 도입·유지에 변수가 많다. 대표적으로 VM웨어의 경우 가격 정책 변동과 환율 상승 등에 따라 가격이 몇 배 뛰었다.
이런 가운데 삼성SDS가 주력 사업으로 키우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경우 점차 규모를 확장해야 하는데 고가의 상용솔루션을 지속 사용하기엔 가격 부담과 이에 따른 이익 감소 등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10년 전에 비해 삼성SDS 내부 클라우드 이해도와 오픈소스 기술 역량이 상승했다는 점도 이번 프로젝트 가동에 힘을 실었다. 삼성SDS는 2022년 7월 국내 IT 서비스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오픈체인 프로젝트가 부여하는 오픈소스 국제표준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는 오픈소스 라이선스 준수 체계와 활용 역량을 갖춘 기업에 수여하는 것이다.
KT클라우드도 자체 오픈소스 역량을 강화하며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수립 중이다.
이를 위해 KT클라우드는 지난 1월 말 미국 오픈소스 전문기업 랙플레이스와 협업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KT클라우드는 오픈소스 기술을 중심으로 컨테이너 등 클라우드 네이티브 관련 핵심 기술을 내재화 할 방침이다. 연내 신규 구축 예정인 클라우드 전용 데이터센터에 우선 적용하며 기술 완성도도 높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오픈소스 기반 시스템 전환 시도가 늘 것으로 예상한다.
오픈소스컨설팅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을 비롯해 공공, 금융 등에서 오픈소스 기반 프로젝트 관련 문의가 이어진다”면서 “값비싼 퍼블릭 클라우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오픈소스를 검토하거나 다양한 클라우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적 전략으로 오픈소스 지원 조직이나 체계를 갖추는 곳도 예전보다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3 오픈소스SW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기업의 오픈소스SW 시장 규모는 383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5% 성장한 수치로 최근 해매다 10% 이상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