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딥시크의 도전과 대한민국 AI 생태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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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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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공지능(AI)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뉴스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파격적인 도전이다. 딥시크는 미국 선두주자 오픈AI의 챗GPT와 유사한 성능의 딥시크 R1 모델을 단 1/20(약 80억원)의 비용으로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로 인해 전 세계 기술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 가운데, GPU를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딥시크는 2023년 항저우에서 설립된 AI 스타트업으로, 정보공학을 전공한 리앙 웬펑 대표가 이끌고 있다. 현재 약 140명의 AI 연구자들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오픈AI의 2000여명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제한된 자원 속에서도 혁신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 딥시크는 널리 알려진 기존 방법론을 채택하면서도 제한된 환경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기 위해 고도의 엔지니어링 기술을 개발했다. 전통적인 방식보다 연산 비용을 크게 낮추기 위해 GPU 자원의 효율적 활용에 집중한 결과,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 훈련시 H100 약 5만대, A100 약 1만대의 고성능 GPU가 투입되는 데 반해, 딥시크는 이러한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딥시크는 대형 AI 모델뿐만 아니라 경량화된 AI 모델 6종을 함께 공개해 노트북에서도 실행 가능한 소형 모델을 제공한다. 개발자들이 직접 테스트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 전략을 펼쳤다. 훈련 과정, 데이터 처리 방식, 최적화 기법 등 핵심 기술을 글로벌 플랫폼에 공개해 전 세계 AI 연구자들과의 협업과 기술 공유를 적극 유도했다.

그러나 딥시크의 급진적 기술 공개와 저비용 모델 개발 주장은 여러 의문점과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오픈AI는 자사의 지식재산권 침해 및 '증류(Distillation)' 기술의 부적절한 사용 의혹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인해 일부 국가와 기업에서는 딥시크 모델 사용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딥시크가 기술력, 윤리 기준, 투명성 등에 관한 논란을 극복하고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딥시크 사례는 대한민국 AI 스타트업과 기술 산업 전반에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우리도 기술력과 인재를 확보하고 적절한 투자를 한다면, 글로벌 AI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 연구기관, 그리고 스타트업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정부와 국회의 정책적·입법적 지원도 적극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첫째, AI와 데이터센터는 미래 산업의 핵심 국가전략기술이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가 공동 대표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을 신속히 통과시켜, AI와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적극 유도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민간 자본이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와 인프라 확충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전 세계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둘째, AI 발전을 위한 기초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AI와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은 막대한 전력을 소요하므로,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과 국가전력망법 등의 신속한 제정은 AI 산업뿐 아니라 국가 전반의 에너지 인프라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실제로 AI 산업 발전에 따른 전력 수요는 연간 수십억KWh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수적이다. 또,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설치 및 운영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므로 초기에는 국가가 직접 투자할 필요도 있다.

셋째, 체계적인 AI 인재 육성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 우리 대학과 연구기관은 우수 인재를 다수 배출하고 있으나,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전문성을 갖춘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정부와 기업은 산학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AI 및 반도체 분야에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과 연구 센터를 확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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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수 인력의 양성을 위해 4대 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전문 대학원 과정을 신설하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여, 각 과기원이 자신들만의 특성화된 분야를 선정하고 국가의 집중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부트캠프 과정과 유사한 국비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단기간에 실무 중심의 AI 전문 인력을 대규모로 양성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단기 집중 교육 및 현장 실습을 병행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글로벌 협력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한 기술 공유가 필요하다. 딥시크가 오픈소스 전략을 통해 전 세계 AI 연구자들과 협업한 점은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 우리 기업과 연구기관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만 집착하기보다 국제 협력과 개방형 연구 네트워크를 적극 구축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공유하고 융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최근 AI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국가와 기업은 AI 기술 발전과 함께 윤리적 기준과 데이터 보호 체계를 확립하는 데 힘써야 한다. 기술 발전이 가져올 사회적·환경적 문제를 미리 대비하고, 국제적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규범을 마련하는 것은 향후 AI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필수적이다.

최근 반도체산업 활성화를 위해 주 52시간의 예외사항을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것처럼, AI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노동 관련 규제의 예외 적용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 AI 분야는 빠른 기술 발전과 대규모 R&D 투자가 요구되는 만큼, 기존의 경직된 노동 환경 규제가 오히려 혁신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산업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AI 산업에 적합한 유연한 노동 환경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딥시크의 사례는 우리에게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대한민국 AI 생태계의 체질 개선과 입법적 지원의 필요성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국회 인공지능포럼은 이러한 논의를 이끌어갈 중요한 장으로서, 산업계의 적극적인 목소리를 청취하고 반영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앞으로 국회 AI포럼을 통해 AI 산업의 발전과 혁신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들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특히, AI 지원정책은 여야가 의견을 달리하는 정쟁의 영역이 아니라, 하루빨리 합의되어 법률적 지원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미래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우리 모두가 딥시크의 도전을 계기로 혁신과 협력의 길을 모색하여, 대한민국 AI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기를 기대한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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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필자〉22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을' 지역에서 재선으로 당선돼 22대 국회 전반기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과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회 인공지능포럼 대표의원으로 국가 미래산업과 현안 해결에 힘쓰고 있다. 국회의원 전에는 계명대 교수로써 후학을 양성하며 대구시 신기술사업단장을 시작으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원장, 여성 최초 지방정부 부단체장인 경북도 정무·경제부지사,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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