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로지스틱스(CLS)가 서비스수준평가제(SLA)를 도입하고 프레시백 회수율 관리에 나선다. 회수율이 낮은 대리점은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된다. 쿠팡이 프레시백 오남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수를 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CLS는 최근 SLA 제도를 신설하고 올해부터 적용한다. CLS가 택배 대리점에 위탁한 배송 업무와 안전조치, 고객 피해 방지 조항 등을 평가해 최소한의 서비스 수준을 확보하자는 접근이다. .
SLA는 구체적으로 △배송 미수행률 △반품 미수행률 △고객 컴플레인 △고객만족지표 등 네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올해부터 평가 데이터를 수집해 내년 재계약 시점부터 반영한다. 평가 결과가 저조한 대리점은 재계약이 어려워진다.
핵심은 전체 평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고객 만족 지표다. △신선 8시 이전 배송율 △심야 배송시간 미준수(던미스) 발생 빈도율 △프레시백 회수율을 통합해 점수화한다.
눈에 띄는 것은 프레시백 회수율을 평가 항목에 반영했다는 점이다. 프레시백은 신선식품 배송을 위한 다회용 보냉가방이다. 당초 신선도와 친환경성을 모두 잡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으나 저조한 회수율로 오남용 문제가 지적돼왔다. 회수율이 낮아지면 기능성이 떨어질 뿐더러 재활용이 어려워져 추가 프레시백을 투입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쿠팡은 SLA에 프레시백을 포함시켜 회수율을 제고할 방침이다. CLS 택배기사(퀵플렉서)들은 대체로 프레시백 회수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배송 동선에 비효율이 발생하고 분리·세척 등 업무 강도가 높기 때문이다. 일반 상품 배송·반품 수행 건에 비해 수당도 낮다.
프레시백 회수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도 올해부터 시작했다. 프레시백 회수율이 높은 기사의 배송 단가를 일부 인상해주는 것이 골자다. 인센티브는 최대 25원 수준이다. 기존 100~200원 프레시백 회수 인센티브와 별개로 개별 배송 단가를 인상하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CLS가 프레시백 회수를 위한 '당근과 채찍' 전략을 꺼내들었다”고 진단했다. 쿠팡은 경쟁사와 동일한 수준의 SLA 제도를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지적돼온 택배 심야 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꾸준히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CLS는 지난해 12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택배 노동 문제 개선을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