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지식재산권 분쟁이 양측 간 합의로 종결됐다.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사업 최종 수주의 최대 걸림돌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한미 '팀코러스'의 협력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원자력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과 한국전력, 웨스팅하우스, 캐나다 핵연료 회사 카메코는 1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지재권 분쟁 절차를 중단하고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할 예정이다.
한수원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협상이 타결되면서 양측 모두에게 원전 수출 시장이 넓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 부품 업체 등의 일감도 늘어나 원전 생태계와 공급망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로 한수원은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을 최종 수주할 공산을 한층 높였다.
원전 업계에선 체코 원전 본계약 체결의 마지막 관문이 한수원·웨스팅하우스간 지재권 분쟁 해소라는 관측이 따라왔다.
이번 성과는 한미 정부 중재의 성과물이다. 한미 양국 정부는 지난 8일(현지시간) 제3국으로의 원전 수출 문제와 관련한 당국 간 소통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은 약정(MOU)에 정식 서명했다.
MOU 세부 조항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향후 세계 원전 시장 진출 시 양국 기업의 협력방안·역할을 규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수원이 체코 원전 수출과 관련해 웨스팅하우스에 일정 부분의 일감을 주고, 향후 유럽 및 비유럽 등 제3국 원전 수출도 공동 추진하는 일종의 합의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최근 “원전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러시아, 중국이 세계 원전 시장에 독점적으로 진출하고 있었다”면서 “한·미 기업이 공동으로 파트너십을 구축하면 앞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질 것이다. 본계약 체결을 앞둔 체코 원전도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