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과학자들이 중국식 찐빵을 섞어 현존 최강 비핵 폭발물의 파괴력과 안정성을 높였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연구 대상은 '폭발물의 왕'으로 불리는 CL-20(헥사나이트로헥사아자이소부르치탄). 핵무기 다음으로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비핵 폭발물이다.
중국 중베이대 차오슝 화학공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중국병기장비공학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CL-20에 중국식 찐빵 '만터우'(饅頭)를 활용해 파괴력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중국 연구진은 1970년대부터 CL-20를 연구하며 저렴한 비용으로 이 복잡한 화학물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그러나 CL-20은 특정 물질을 추가하면 더욱 강력해지는 반면 불안정성 또한 크게 증가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래핀 같은 첨단 나노 소재를 개질제로 자주 사용했지만 실전에서 사용하기에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이 눈여겨본 것은 일상 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이었다. 그 중 만터우는 1달러에 6개 이상 살 수 있는 아주 저렴한 서민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선 흔히 '꽃빵'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만터우는 만드는 방법도 매우 간단하다. 발효된 반죽을 밀폐 용기에 넣고 10~15분간 쪄주면 된다.
연구팀은 대학가 식당에서 구입한 만터우를 섭씨 1100도 오븐에 2시간 동안 넣어 탄화시켰다. 이를 CL-20 폭발물에 섞었더니 폭발 성능이 개선되는 동시에 우발적 폭발 위험이 크게 줄어 안전성이 최대 4배 늘어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폭발성 입자가 빵의 미세한 기공에 들어가면서 강력하게 보호되는 동시에 우발적 폭발 위험을 줄였다. 기공은 동시에 분리된 용기의 역할도 한다. 점화 후에는 아주 작은 반응로가 되어 연소를 더 빠르고 강하게 만드는 추가적인 압력을 만들어낸다.
차오 교수팀은 “이 바이오매스 탄소 소재(태운 만터우)는 CL-20과 결합하면 뛰어난 열 분해 능력과 우수한 기계적 민감도를 보인다”며 “고에너지 고체 추진제와 같은 새로운 응용 분야의 길을 열었다”고 자체 평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