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美 LA, 핑크로 물들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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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지역에서 팰리세이즈 산불 확산 방지를 위해 분홍색 방염제가 뿌려진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엿새째 파괴적인 산불과 싸우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가 화재 지연재로 인해 진한 분홍빛으로 물들고 있다. 이 물질로 인한 환경파괴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화재의 위험성이 커 사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CBS 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산림청 및 소방 당국은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해 비행가 9대와 헬리콥터 20대를 동원해 캘리포니아주 곳곳에 화재 지연제 '포스 체크'(Phos-Chek)를 살포하고 있다.

페리미터라는 회사가 생산하는 포스 체크는 지난 1963년부터 화재 진압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사용된 방염제다.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식물 등 표면을 코팅하고 산소를 차단함으로써 추가적인 연소를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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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지역에서 팰리세이즈 산불 확산 방지를 위해 비행기를 동원해 방염제를 뿌리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소방관과 이를 뿌리는 비행기 조종사들이 식별하기 쉽도록 분홍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햇빛에 며칠 정도 노출되면 색상이 흙빛으로 바랜다.

정확한 성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회사가 앞서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물 80%, 비료형 소금(인산암모늄) 14%, 착색제 6%, 부식 방지제로 구성되어 있다.

회사는 환경 오염에 대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환경 친화적인 제품”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오염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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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지역에서 산불 확산 방지를 위해 분홍색 방염제가 뿌리는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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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지역에서 팰리세이즈 산불 확산 방지를 위해 분홍색 방염제가 뿌려진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실제로 산불 지역 하류의 수로 오염 가능성이 있어 산림청도 “인간의 생명이나 대중의 안전이 위협받을 때”를 제외하고는 멸종위기종 서식지 위에서 화재 지연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엄청난 화재 규모로 인해 화재 지연제 사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기 오염의 절반이 산불 연기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 오염은 다른 유형의 대기 오염보다 뇌 건강에 더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때문에 당국은 잠재적인 위험성에 앞서 화재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재 지연제 살포에도 불구하고 LA 산불은 수많은 피해를 낳았다. 지난 7일 시작된 산불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팰리세이즈는 2만 3713에이커를 태우고 14%가량 진압됐으며, 이튼 화재는 1만 4117에이커를 태우고 33% 수준 진압됐다. 이번 산불로 최소 24명이 사망하고 23명이 실종된 상태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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