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데이터센터, 혐오시설 오명 벗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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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연초부터 대대적 투자 계획을 알렸다.

올해(회계년도 기준 2024년 7월~2025년 6월)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에 800억달러(약 116조원)를 쏟아부을 방침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엔비디아 주식이 급등했다. AI 데이터센터 필수 부품인 반도체 수요 역시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돼서다.

해외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전기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벗은 지 이미 오래다. 데이터센터는 AI와 맞물려 성장하는 거대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반도체, 부동산, 에너지 등 여러 산업과 밀접히 연관된 분야가 됐다.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데이터센터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강하다. 대표적으로 전자파 이슈로 인한 주민 갈등은 최근까지도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 발목을 잡고 있다. 고양특례시 덕이동은 최근 GS건설의 데이터센터 설립 공사를 반대하며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대위원장이 삭발식까지 하며 강력 반발하는 중이다. GS건설은 지난해 3월 건축허가를 받고도 주민과 갈등으로 기반공사도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 GS건설처럼 주민갈등으로 착공이 중단되거나 취소된 경우가 지난해만 10여건에 달한다.

데이터센터가 국가 미래를 책임질 중요 산업이라는 인식 확산과 함께 전자파 등 지역민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부도 데이터센터를 산업으로 바라보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러나 최근 국회를 통과한 AI기본법은 AI를 위한 기반시설로 데이터센터를 명시, 이를 위한 진흥 등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정부도 중재자로 나서 데이터센터 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을 이끌어야 한다.

글로벌 빅테크가 우리나라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를 계획하다 주민 갈등, 전력 수급 이슈 등을 이유로 발길을 돌리는 일이 더이상 나와선 안 된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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