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철강, 을사년도 가시밭길…반덤핑·혁신으로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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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항제철소 3고로. / 포스코

지난해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 및 전방 산업 침체로 극심한 부진을 겪은 철강업계는 올해도 험로가 예상된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강달러 현상도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철강업계는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 부과 등 정부정책과 인공지능(AI) 도입 등 자체적 노력을 통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새해 철강 시황은 녹록지 않다. 우선 세계 1위 철강 생산·소비 국가인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 내외로 예측되며 부동산 투자액도 크게 반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자국 내에서 소비하지 못한 철강재가 저가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시아로 밀어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건설 등 전방산업의 부진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중국산 철강재 유입 등으로 인해 철강업계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 포스코는 전년 동기보다 39.8% 줄어든 4380억원의 영업이익을, 현대제철은 77.5% 감소한 515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강달러 현상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경우 달러로 철광석 등 원료를 구매하는데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수익성이 악화된다. 해외법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료 구매에 재투자하는 방식인 '내추럴 헤지'로 대응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쿼터 축소 및 관세 우려도 있다.

연초부터 겹악재로 고심이 많은 철강업계는 일단 정부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에 중국산 후판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신청한 데 이어 지난달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 대상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 후판 반덤핑 관세부과는 1분기 중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열연강판에 대한 조사도 곧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부과 결론이 난다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구책 마련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포항제철소 1제강, 1선재공장을 셧다운했고 중국 포스코장가항불수강 제철소 매각을 검토 중이다. 현대제철도 공장가동률을 줄이며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경쟁력 확보 행보도 속도를 낸다. 포스코는 딥러닝 AI를 활용한 스마트 용광로, 스마트 시스템 통합관리 프로세스 등을 통해 제조 현장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스마트 엔터프라이즈'를 구축을 완성한다. 사업 부문별 데이터와 공정을 연결하고 AI와 빅데이터 등의 분석 플랫폼을 구축해 혁신경영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시황이 긍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 정책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AI 등 첨단산업을 활용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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