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지금까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대 초반으로 높지 않았으나, 최근 몇년간 반도체 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앞으로 25~3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PwC컨설팅이 지난달 발표한 'AI 시대를 견인하는 반도체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7% 성장한 6420억달러로 추산된다.
특히 챗GPT 등이 등장하면서 대용량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DRAM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세가 뚜렷했다. 2024년 말 기준 DRAM은 전체 반도체 시장의 14%를 차지하고, HBM은 2028년까지 연평균 매출 58% 성장, 연평균 비트(Bit) 그로스 64% 증가를 전망했다. HBM은 AI 작업과 고성능 병렬 컴퓨팅에 주로 사용된다.
이처럼 AI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훈풍이 분다고 하지만 자칫 '남의 잔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 메모리반도체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초격차 경쟁력에서 희미해졌고, 반도체 산업을 향한 정부의 자금 및 정책적 지원에서도 뒤쳐져 국가대항전에서 밀리고 있다.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반도체 산업의 명예회복을 위해 '반도체특별법'이 조속히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해야 하는 이유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