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벤처기업 메디풀(대표 김호청)이 인공지능(AI) 기반 챗GPT와 나노기술로 소나무 재선충병을 효과적으로 방제하는 기술을 선보여 산림 생태계 보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매개충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를 통해 전파되는 소나무재선충병은 소나무류에 치명적이다. 최근 5년간 국내 총 300여만 그루 소나무가 이 병에 감염돼 산림에 심각한 위해를 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경남·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일단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는 100% 고사한다. 산림청은 지난 4월 집중 방제를 통해 감염목을 87만 그루로 줄이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기후변화 등으로 수목 생육 여건이 악화되고, 사용약제의 위해성 논란으로 올해부터 항공방제가 중단됨에 따라 실질적 방제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수관주사나 항공방제, 재선충 먹이사슬인 곰팡이 및 사상균과 부패한 목질을 제어하는 기존 방제 방식은 개별나무나 국지적 방제, 매개충 밀도를 단기적으로 줄이는 효과는 볼 수 있지만 만족할만한 방제로 보기엔 미흡하다.
메디풀은 10여년 전부터 소나무재선충에 영양을 공급하는 곰팡이와 사상균의 성장과 번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나노입자를 개발하는 데 주력해 최근 실증을 통해 방제 효과를 속속 입증하고 있다. 다양한 병원체를 사멸시킨다고 학계에 보고된 나노입자를 재선충병 방제에 실제 적용한 것이다.
재선충이 나노입자에 직접 노출되면 세포막 손상, 단백질 변성과 같은 세포 독성 효과로 사멸한다. 강력한 항미생물 및 살충효과를 발휘한다. 아울러 재선충이 소나무 내부에서 먹이로 삼고 있는 곰팡이와 사상균의 성장과 번식을 억제해 재선충 영양 공급원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특히 나노입자가 소나무 물관(유관속) 내에서 재선충의 침입 경로를 차단해 장기적 효과를 발휘한다.
메디풀은 개발한 나노입자의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방제방법과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이를 대규모 산림에 적용하기 위한 실질적 기술상용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소나무재선충이 확산됐던 경남 밀양지역의 한 농원은 당시 메디풀이 개발한 나노입자 기반 소나무재선충 방제제품 '원샷'을 시범살포해 소나무재선충 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김호청 대표는 “나노입자로 재선충 먹이사슬을 차단해 재선충 사멸을 유도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챗GPT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기존 살충제와 수관주사 등은 생태계에 부정적이며 빠른 방제도 어려운만큼 나노입자와 기존 방제방법을 융합해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메디풀은 소나무재선충의 본격적 활동시기인 새해 3월에는 농원과 조경원 100여곳을 대상으로 나노입자 제품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경북대 생물학과와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 소나무재선충 방제 공동연구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경산=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