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사흘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던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전날 고점 대비 6% 급락했다.
19일 글로벌 시황 중계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1시 40분 기준 비트코인(BTC)은 전날 신고점(10만8028달러) 대비 6.5% 내린 10만1012달러를 기록했다. 오전 장 중 한때 9만9000달러대로 떨어지며 10만달러선도 붕괴됐다.
같은 시각 시총 2위인 이더리움 역시 전날보다 3.87% 내린 3669달러, 리플은 5.23% 급락한 2.35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글로벌운용사들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주목받았던 솔라나도 전날 대비 3.29% 내린 208달러 기록했다. 트럼프 당선인 수혜 주로 주목받았던 도지코인도 5.31% 급락해 0.36달러로 집계됐다.
통상 금리가 낮아지면 '위험자산'으로 인식되는 암호화폐 수요가 높아지는데,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내림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인플레이션이 개선되지 않은 점을 들어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두 차례 정도로 전망하는 등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연준이 이날 낸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3.9%, 지난 9월 전망(3.4%)에서 0.5%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4.25~4.50%로 조정함에 따라 내년 금리인하가 두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준은 지난 9월 0.50%포인트 금리인하(빅컷)를 시작으로 11월 0.25%포인트 인하에 이어 이달 회의까지 3회 연속 금리를 인하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에 대해서 관여할 의사가 없다는 견해를 밝힌 것도 하락세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파월 의장은 18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보유와 관련된 법적 문제에 대해 파월 의장은 “의회가 고려해야 할 사항이지만 연준에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데이비드 로완트 팔콘X 리서치 책임자는 “연준 내년 금리 인하 완화 계획이 현재 시장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은 미국 증권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아져 있어 암호화폐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다만 2025년 예상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 자산군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가 총액은 3조6747억원으로 전날보다 6% 가까이 빠졌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