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된 美 살인범…루이지 맨지오니, 높은 인기에 다큐멘터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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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톰슨 총격 사건 용의자 루이지 맨지오니. 사건 발생 전 인근 호스텔 폐쇄회로(CC)TV에 촬영된 용의자 모습. 오른쪽은 이 모습으로 제작한 타투 스티커를 몸에 붙인 사진. 사진=뉴욕경찰(NYPD)/엑스 캡처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UHC) 그룹의 브라이언 톰슨 최고경영자(CEO)가 뉴욕 한복판에서 총을 맞고 사망한 가운데, 살해 혐의를 받는 루이지 맨지오니(26)에게 엄청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프라임타임 에미상 후보에 오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아만다 녹스'를 제작한 스티븐 로버트 모스 감독이 맨지오니를 집중 조명한 다큐멘터리 제작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 감독은 이번 다큐멘터리에서 이번 사건과 연루된 피해자와 가해자 주변인들의 생각, 미국 의료 민영화의 파괴적인 비용, 평화로운 변화가 불가능한 현실, 이를 둘러싼 복잡한 자경단(비질란테)주의를 탐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모스 감독 외에도 유명 다큐멘터리 작가 알렉스 기브니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 어나니머스 콘텐트가 협력하는 등 맨지오니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가 다수 구성됐다.

래퍼로 알려진 '50센트'(피프티센트) 역시 맨지오니가 “특별하다”며 그를 조명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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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헬스케어(UHC)의 브라이언 톰슨 CEO 총격 살인 용의자 루이지 맨지오니. 사진=뉴욕경찰(NY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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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지 맨지오니 머그샷. 사진=알투나 경찰서

사건은 지난 4일 미국 맨해튼에서 발생했다. 이른 아침 도보로 이동 중이던 톰슨 CEO의 뒤에서 한 남성이 접근해 총격을 가하고 사라진 사건이다.

현장에는 '지연'(delay), '거절'(deny), '증언'(depose)가 각각 써진 탄피가 발견됐다. 보험사 지급 거절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단어로 추정되면서 사건을 둘러싼 반응은 양극화됐다. 살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지적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의료 민영화 속 잘못된 보험금 관례를 '심판'한 거라며 그를 '영웅'으로 추앙하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튿날 뉴욕경찰은 용의자 얼굴 사진을 공개하고 공개수배에 나섰다. 이 사진은 후에 용의자를 검거하는데 일조했지만, 동시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잘생겼다”, “귀엽다”는 등 반응과 함께 더욱 화제가 됐다.

검거된 이후, 그가 저명한 가분 출신이자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한 금수저 엘리트이며 심지어 UHC 보험가입자도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영웅' 대접은 더욱 심화됐다.

펜실베이니아 교정당국에 따르면 맨지오니가 수감된 이후 그에게는 며칠 만에 이메일 33통과 편지 6통이 도착했다. '팬레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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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톰슨 총격 사건 용의자 루이지 맨지오니의 모습을 문신으로 몸에 새긴 사람. 사진=엑스 캡처

또한 SNS에서는 맨지오니의 현상수배 사진, 탄피에 쓰여진 단어 등을 문신으로 새기는 사람들까지 등장했으며,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서 그의 얼굴을 인쇄한 티셔츠 등이 판매되다 신고를 받고 판매가 중단됐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 임상 심리학 교수인 조지 보나노는 “보험사에 대한 반발 때문에 온라인에서 많은 사람이 톰슨을 손쉽게 악동으로, 맨지오니는 손쉽게 영웅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나노 교수는 “완전히 고정관념에 사로잡힐만한 상황이다. 연봉 1000만 달러의 CEO가 신비로운 젊은이에게 총을 맞았다. 심지어 총격범은 꽤 잘생겼고, 신비롭다. 로빈후드처럼 보일법 하다”며 “하지만 누군가를 죽일 거라는 생각이 좋은 생각은 아니다. 이 같은 선례를 지지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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