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한다'라는 그레셤 법칙이 있다. 사람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은 양화는 보유하고 가치가 낮은 악화만 유통한다는 경제이론이다. 지방 고용 실태가 그레셤의 이론을 뒤좇아 가는 모습이다. 지방은 급격한 인구감소와 학령인구 축소로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청년층 감소와 고령화 가속은 지역의 생산 인구가 급감해 지역 중소기업의 한계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반대로 체류 외국인이 꾸준히 증가해 5년 내 30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지난 수십 년 단기 비숙련 체류자와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면서 경제·언어적 문제로 인한 이혼과 폭력, 불법 체류 급증, 외국인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불법 체류 외국인은 42만명으로 전체 체류 외국인의 16% 수준이다. 반면, 일본의 외국인 불법체류자는 8만명 내외로 불법체류 비중이 3% 정도이다.
불법체류의 주된 원인은 고용허가제로 비전문 인력(E-9)만 체류 기간을 제한하고 고용주가 체류 기간이 지나도 눈감아주기 때문이다. 고용허가제는 특정 고용주에 묶인 체류자격으로 낮은 임금과 부당한 처우, 가족과 중장기 계획이 불가능하다. 국내법은 내국인이 꺼리는 일을 대신할 외국인 뿌리 노동자, 계절노동자의 불법체류자만 양산하고 이들을 추방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쏟고 있다.
또한 스마트 공장 구축 등 인력확보를 위해 첨단학과 정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중소·중견기업의 디지털 인재난은 심각하다. 국내 첨단 분야 인력은 수도권에 집중돼 판교가 남방한계선이 되었고, 고급 인력의 해외 유출은 매년 증가해 떠나간 자리에 외국인 전문인력 유입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외국 유학생은 졸업 이후에도 체류를 희망하나 졸업 이후 취업은 11.7%이고 석박사 진학 비중은 5.9%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단기순환 비숙련인력 확보를 위한 고용허가제에서 정주화를 목표로 숙련 전문인력을 유치해야 한다.
충남도는 이러한 상황을 토대로 외국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실천 사항을 조속히 준비·시행해야 한다. 먼저 '관·산·연 충남대표부'를 설치· 운영해야 한다. 90년대 후반 호주, 캐나다, 미국에서 주대표부가 한국의 석박사, SW 인재를 유치했던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할 때다.
충남도는 인구 전략국의 충남 해외사무소와 연계한 석박사급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 그리고, 충남 특화형 비자(F-2-R)를 광역지역으로 확대해야 한다. 현재 금산군, 서천군 등 인구감소 지역 중심의 운영과 함께 충남의 제조 생산성 향상과 해외 판로개척을 하기 위해 산업단지가 많은 천안· 아산을 포함한 충남도내 지역특화형 비자로 인재를 정주시켜 나가야 한다.
또한 천안아산역 인근에 '글로벌 충남 인재센터(가칭)'를 설치해 한국어가 능숙한 학사와 석박사 졸업생을 지역 내 중소기업에 채용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도내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외국인 전문인력과 수요기업을 연계하고 석박사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관·산·학이 협력해 중소·중견기업의 채용과 매칭 시 수도권에서 한국어가 능숙한 인재를 'J 턴'을 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해외로 진출한 국내 기업의 현지 브리지 엔지니어를 양성해야 한다. 대학과 현지 진출기업이 함께 인구 전략국의 선도대학과 연계해 현지와 국내 기업체 산업연수 과정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 인재들이 국내로 취업 또는 석박사 학업을 위해 몰려오고 있다. 외국인 우수 인재를 선발·유치해 산학협력으로 중소·중견기업에 전문인력을 공급하고 체류 외국인은 전문인력 비자(E-7)로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게 된다. 외국인 전문인력을 충남에 유치하는 양화(良化)를 통해 현재의 지역 중소기업 구인난, 대학 정원미달 등 악화(惡化)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권영일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kyi@hoseo.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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