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아산유니버시티 데모데이 대상<1>배승환 파일러니어 대표 “스마트미터로 국내·외 전력 시장 노려…창업은 내가 만드는 것이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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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유니버시티 데모데이에서 우승한 파일러니어의 배승환 대표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이지희 기자)

“팀명이자 사명이기도 한 파일러니어는 스타크래프트 게임에 나오는 '파일론(Pylon)'에 '엔지니어(Engineer)'를 결합한 단어입니다. 송전탑을 의미하는 파일론은 게임에서 전투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합니다. 저희가 만드는 전력 관리 장치인 '스마트미터'는 파일론과 유사한 역할을 하죠.”

팀을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배승환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안성훈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실에서 만난 공대생 3인이 2022년 10월 공동 설립한 파일러니어는 2년 차 전력 관리 솔루션 개발 창업기업이다. 배승환 대표를 비롯해 임혁순, 정구엽 이사는 같은 연구팀은 아니었지만, 각자 전기·전력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와 사업을 해오던 이들로 창업을 위해 뭉쳤다. 여기에 기후테크에 관심 있는 청년 8명이 함께 한다. 기후테크 창업기업의 아이템과 기술을 겨루는 아산유니버시티 데모데이 대상의 주인공들이다.

아산유니버시티는 아산나눔재단이 기후테크 창업에 대한 인식 제고와 문화 확산을 위해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KAIST와 협약한 사업이다.

배 대표는 “본선에 진출하는 1박 2일 합숙 동안 다른 대학의 창업기업과 기술을 보면서 파일러니어가 우승할 것이란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며 “많은 사람이 사회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내가 투자자라면 지금이라도 투자하고 싶을 정도의 획기적인 아이템이 많았다”고 대상 소감을 밝혔다.

파일러니어가 제작한 스마트미터는 전기 수집, 전력 데이터 수집, 전력 위험에 안내 등을 하는 AIoT(지능형 사물인터넷) 기반 솔루션이다. 수집한 데이터를 별도 서버에 올리지 않고도 인공지능(AI)을 통해 그 안에 필요한 정보면 통신으로 보내는 것이 파일러니어 기술의 장점이다. 전력망에 스마트미터를 설치해 AI가 전력의 상태를 스스로 습득한다. 전력 분전반 허브에 설치하면 모든 전력선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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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 시장은 전기차 충전소다. 무엇보다 전력 시장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이고, 최근 수요가 늘면서 솔루션의 필요성도 커졌다. 배 대표는 “시장 크기, 해결 문제 여부, 에너지 교환 규모 자체가 다른 에너지 시장보다 크다”면서 “스마트미터를 통해 충전소를 운영하는 사업자가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사전 징후를 학습해 위험시 전력 제어 등을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파일러니어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인천 테크노파크 등과 협력하며 전력 분배 솔루션에 대한 실증을 진행 중이다.

기후테크라는 테마로 데모데이에 참가했지만, 이전까지 파일러니어의 기술이 기후테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배 대표는 “처음에는 리사이클, 자원순환 등이 기후테크와 직접 연결돼 있다고 생각해 우리의 기술도 기후테크 범주에 들어갈 것이라 보지 않았다”며 “데모데이에 참여해 자문을 받고, 세미나 등 프로그램을 들으며 어떻게 기후테크로 발전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아산유니버시티 사업을 통해 얻은 것은 넓은 시야다. 배 대표는 “다양한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시장 기회도 확보했지만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장 전체를 보는 시야가 좁을 수밖에 없었다”며 “아산유니버시티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산업계에서 보는 시야가 어떤지, 선배 기업 의견을 들으며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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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러니어 팀이 함께 기념촬영 했다. (사진=파일러니어)

배 대표가 느끼는 창업은 매 순간이 고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없는 순간은 없었다. “가장 힘들었을 때가 가장 좋았을 때와 같다”는 그는 “예측한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만들었는데 딱 맞아 떨어졌을 때 희열을 느끼지만, 시장성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때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초보 창업가라면 누구나 겪는 시행착오다.

파일러니어의 향후 전략은 국내와 해외 투트랙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한국전력공사와 공식 파트너 기업으로 등록돼 계속해서 내수 시장을 확장한다. 국내에서 기후테크는 규제산업이란 특성 탓에 해외 시장 진출도 노린다. 아산유니버시티 사업을 통해 해외 벤처캐피탈(VC)을 만나 의견을 들은 것이 도움이 됐다. 현재 해외 파트너사가 없어 해외에서 열리는 큰 대회에 참여해 이름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클린테크 오픈(CleanTech Open)에서 Top20에 선정돼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배 대표가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시장은 계속 변합니다. 내가 풀어낸 답이 다시 문제로 돌아오는 자기모순에 빠지는 경우도 많죠. 하지만 정답은 없어요.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렵지만 내가 만드는 것이 정답이 되는 것이 창업입니다. 힘들지만 너무 겁낼 필요도 없어요. 함께할 좋은 동료가 있다면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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