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채권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 프로그램에 27조원 이상 여유재원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한 위기대응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는 김소영 부위원장은 지난 13일 금융권, 신용평가사,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열어 최근 금융시장 상황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내년 주요 산업에 대한 전망과 거시경제 여건 등을 점검했다고 15일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12월 들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측면이 있으나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아니며 예외적·일시적인 충격에 해당하는 만큼 금융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의 충격을 극복한 이후 경기 하방 위험과 경제 구조적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그런 면에서 2025년이 한국 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부위원장은 “정부가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지표금리 개혁 등 중요한 과제에서 큰 진전이 있었고 연말 이전에 내년도 정책 금융 공급계획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11월말 기준 채권시장안정펀드 약 14조4000억원, 정책금융기관의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약 8조1000억원 등 채권·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재원은 27조원 이상 남아 있다.
여기에 2조8000억원 프라이머리 자산담보부증권(P-CBO) 공급 프로그램이 내년초 가동되면 공급가능 재원은 더욱 증가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채권시장과 단기자금시장이 안정을 유지하고 있어 시장의 프로그램 활용 수요는 크지 않은 상황이며 프로그램은 통상적인 수준에서 운용 중이다.
김 부위원장은 “필요한 경우에는 기존 프로그램의 규모를 신속히 확대하는 등 정부가 밝힌 유동성 공급 방침에 부합하게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평시 시장 기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위기시 충분한 대응능력을 갖춘다는 원칙하에 프로그램들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도 최근 일련의 사태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지만 지난 주 코스피가 2.73% 상승하며 11월말 수준을 회복한 점,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완화되며 외국인 자금도 특별한 이탈 조짐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들어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 주요 산업 전망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산업의 경우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와 경쟁 심화, 트럼프 행정부 반도체 보조금 철회 가능성 등 일부 위험요인이 존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고대역 메모리(HBM)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에 따른 스마트폰·PC 등 범용 제품 수요회복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반도체 산업이 내년에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지정학적 상황 변화에 따른 우리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회복 가능성, 인도·동남아 등 신시장의 가파른 성장 등을 기회 요인으로 꼽으며 그간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