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계엄령 선포 여파 의료계 반발 커져…“대학도 난감, 2025학년도 증원 대비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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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소속 의대생들이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역센터에서 확대전체학생대표자 총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의료계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 계엄령 여파로 의대생과 전공의 복귀가 한 발 더 멀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계엄령 이후 의사 단체는 의정 대화 참여를 전면 중단했다. 그동안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에 참여하던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중소병원협회, 국립대학병원협회가 모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에 담긴 '현장 이탈 의료인 처단' 문구가 공분을 샀다.

윤 대통령이 3일 발표한 계엄사령부 포고령에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명시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성명을 내고 의대 총장들에게 “이대로 수수방관하면 한국의학교육과 대학병원은 파탄에 이를 것이고 의대생은 내년 3월에도 복학할 수 없으며, 전공의 복귀도 요원하다”면서 “의대 증원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도 “2025학년도 의대 정상 운영을 위해 모집 중단 등 실질적 정원 감축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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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난감해진 입장이다. 서울 A대 관계자는 “2025학년도 입시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를 백지화하기는 어렵다”며 “가뜩이나 의대생과 대화가 되지 않아 답답했는데 이번 계엄령 사태로 더욱 대화 의지를 상실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B대 관계자는 “계엄령 포고령에 나온 문구가 화를 더 부추겼다”면서 “사실상 대통령 직무정지로 의대 증원 기조에 힘을 잃었고, 정책을 끌고 갈 동력이 없는 상황이라 이전보다 더 캄캄해졌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정책이 동력을 잃은 데다 의대생도 복귀하지 않고 있는 시점에 대학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준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 C대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대학이 무엇을 할 수 있겠냐”며 “당장 내년부터 늘어나는 신입생을 받아야 하니 교원 및 강의실 확보 등의 준비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2025학년도 입학정원 조정은 불가능하다. 이미 건양대, 고려대, 중앙대 등이 의대 수시모집 합격자를 발표했다. 의료 단체에서는 수시 미충원 인원에 대한 정시 이월을 제한해 합격자 규모를 줄이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교육부도 2025학년도 입학정원 재조정은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수능 성적이 통지되고 합격자 발표 등 대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2025학년도 대입 모집인원 중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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